◎낙관·비관교차 추측무성/북,결렬땐 남북대화 카드 쓸듯미·북한간 제2차 고위급회담에 참석한 양측 대표들은 북한 핵문제 해결의 최종담판이라는 절박한 분위기속에 시종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회담시작 5분전께 유엔 미 대표부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석주 북한 외교부 부부장은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공세에도 시종 침묵을 지키며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허종 유엔부대사 등 수행원들은 20여분전에 미리 회의장에 입장,미국측 수행원들과 실무적인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회담장 주변에서는 북한측이 NPT 복귀를 포함한 광범위한 핵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이날 회담에 앞서 양측 실무대표들이 막후 접촉을 갖고 양측의 입장에 대한 사전조율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와 희망/인 관측이 나돌기도 했으나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제2차 회담이 시작되자 회담장 밖에는 회담 결과에 대한 낙관과 비관론이 교차하며 갖가지 추측만 무성했다.
우선 낙관론의 근거로는 당초 미·북한 회담에 앞서 추가회담을 고려치 않던 미국의 돌연한 입장변화를 들 수 있다. 미국이 북한측의 2차 회담요구에 응한 것은 상대방의 양보내지 설득을 통한 입장변화 가능성을 감지한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물론 갈루치 미국 대표는 1차 회담후 회담성과에 대해 『진전이 없었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7시간이나 계속된 마라톤협상이었음을 감안할 때 2차 회담을 전제로한 형식적인 발표에 불과했다는게 외교가의 판단이다.
또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정준수 ▲남북한 비핵화선언의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이같은 요구사항중 북한이 NPT 복귀를 받아들일 경우 나머지 2개항은 순차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는 신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갈루치 미 대표는 1차 회담후 『북한측에 핵문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결의를 주지시켰고 특히 NPT 탈퇴결정의 번복이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시켰다』고 설명했다.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의 핵무장을 막아보려는 미국이 일단 북한을 NPT라는 틀에 묶어놓은뒤 나머지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려하고 내부적으로 수순을 정했다는 설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고위회담의 성과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북한 당국이 외교관을 제외한 외국인에게 이달 15일까지 출국토록 명령하고 입국비자도 제한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심상치 않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일 경우,북한은 이미 NPT 탈퇴철회 불가를 기정사실화하고 대미교섭의 결렬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측이 남북한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을 오는 8일로 연기하자고 수정제의한 저의를 회담결과와 연결시킬 경우 회담결과는 더욱 절망적이다. 북한은 이번 미·북한회담 결렬후 쏟아질 국제사회의 시선을 남·북한 대화재개로 돌리기 위해 실무접촉 연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럴경우 북한은 핵문제를 포함,남·북한 정상회담 개최 등 모든 현안을 남·북한 대화에서 해결한다는 방침아래 남북대화를 위한 총공세를 취할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북한은 끝내 NPT 탈퇴를 공식화하고 미국은 유엔의 이름으로 대북제재에 나설게 확실시된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NPT 탈퇴를 고수하는 경우라도 『미국으로서는 손해볼 것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는 진지한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대북한 제재의 명분을 축적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안보리 이사국들과 함께 대북 결의안 초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북한측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협상용 애드벌룬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유엔결의안을 등에 업고 이라크나 리비아 등 제3세계국가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향만 있다면 단기간내 대북 제재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은 2차회담에서 배수의 진을 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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