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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한 1차 회담은 “탐색전”/오늘 2차 회담 재개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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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한 1차 회담은 “탐색전”/오늘 2차 회담 재개합의

입력
199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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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진전없다” 북 “유익” 발표 달라/북한 「카드」따라 향후협상 변수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복귀여부는 4일 열리는 제2차 미·북한 고위급회담에서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갈루치 국무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과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은 2일 상오(뉴욕시간) 10시부터 뉴욕에 있는 미국 유엔대표부 회의실에서 장장 7시간에 걸쳐 미·북한 고위급회담을 가졌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채 4일 2차 회담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회담후 양국 대표가 기자들에게 발표한 내용의 줄거리는 대동소이했으나 여운은 미묘한 차이를 남겼다.

먼저 기자들앞에 나타난 미 대표는 『회담이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유익하게 진행됐으며 회담결과는 밝힐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는데 미 대표의 억양 및 기자들을 자연스럽게 대하는 표정 등이 2차 회담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를 강하게 풍겼다. 현장에 있던 50여명의 취재진들은 회담에 대한 낙관적 해석으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잠시후 보도진 앞에 나타난 갈루치 미국 대표는 『질문을 받지 않고 성명문만 읽겠다』고 전제한후 『오늘 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없었고 금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매우 사무적으로 밝혔다. 갈루치 성명문에는 또 미 대표의 발표와는 달리 의제와 관련해 핵문제만 언급했다. 갈루치의 성명문 발표후 보도진의 분위기는 4일 회담에 대한 낙관론에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회담후 갈루치 대표는 우선 유종하 주 유엔 대사 등 한국측 관계자를 미국 대표부로 초치해 브리핑을 한후 다시 하타노 일본 대사를 참석시켜 협의과정을 거쳤다. 이어 갈루치 대표는 중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 또는 관계자들에게도 개별적으로 회담결과를 브리핑했다.

유 대사는 기자들에게 『큰 의견접근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분위기는 실무적으로 쌍방의 의견을 개진하는 선에서 1차 회담이 끝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회담시간이 7시간이었지만 회의를 완전한 통역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사실상 회담은 3시간 정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대사는 『미국측은 북한의 NPT 잔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강조하고 특히 NPT 복귀문제가 시급한 점을 밝혔으며 북한측은 NPT 탈퇴이유를 설명하는 등 쌍방간 입장표명에 머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 대사는 이날 회담에서 쌍방간에 오고간 구체적 이야기를 밝히는 것은 앞으로의 회담진행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을 미국측이 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대사는 『오늘 회담에서 북한측이 NPT 복귀에 대한 언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대사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날 회담에서 북한은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즉 카드를 내보이고 계산하는 식의 본격적인 협상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회담을 둘러싼 분위기 및 북한 대표의 표정과 발표 등을 검토해볼 때 미·북한 고위급회담의 실마리는 4일 2차 회담에서 북한측이 내놓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측도 4일 회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북한간 3차 회담계획은 없다. 따라서 4일 회담에서 북한이 가는 길이 결정될 것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북한측에서 강 대표를 포함한 12명이,역시 미국측에서 갈루치 대표를 포함한 12명이 참석했으며 12층에 있는 미국 대표부에서 열렸다.

미국 대표부 앞에는 회담이 시작되기전부터 한국 일본 미국의 주요 언론사 보도진을 포함한 각국 유엔 출입기자 50여명이 몰려들어 북한 핵문제 해결방향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했다.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 허종 유엔 부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 9명은 상오 9시45분 캐딜락을 타고 미국 대표부에 도착한후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대표부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경찰 저지선을 설치하고 보도진의 대표부 내부접근 및 대표단에 대한 근접을 철저히 막았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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