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의외 안정세 지속여부 관심/정부/연 60만호 공급 악순환 고리제거/전문가/풀린 자금·택지부족등 숱한 복병4∼5년 주기로 집값 폭등현상이 벌이지는 마의 징크스는 과연 깨질 것인가. 지난 20여년간 악순환을 거듭해온 이 가격사이클을 김영삼정부가 임기중 평정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 20여년간 어김없이 맞아 떨어졌던 4∼5년 주기 가격사이클상 상승곡선을 타게 되어 있는 시기. 관련 통계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주택가격은 4∼5년 주기로 등락을 되풀이해 크고 작은 앙등기가 번갈아 지나갔다. 집값이 상승국면으로 반전한 마지막 시점이 지난 87년이고 보면 이미 지난해부터 주택가격이 들먹거려 올해는 절정기에 오를 때이나 의외로 가격이 약보합 안정추세에 있어 4∼5년 주기설이 20년만에 처음으로 빗나갈 공산이 크다는게 관계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그러나 이들은 『주기가 다소 연장되는데 그치는 것일 수도 있어 반드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며 몇가지 불안요인을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중에 엄청난 규모의 통화가 풀려 있는 점이 위험스럽다는 것이다. 신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확대공급키로 한 2조여원의 자금이 생산부문에 투자되지 않고 부동산시장에 유입될 경우,집값은 순식간에 오름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이 지난해로 끝나고 분당 일산 등 대단위 신도시 물량공급마저 올해로 마감케되는 것과 관련,주택수급 측면에서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지속적인 투기억제와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신정부는 원활한 공급확대야말로 5년 주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주택난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관건이라며 야심적인 공급확대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영삼정부는 5년 임기가 끝나는 오는 98년초까지 주택보급률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지난해말 현재 주택보급률 76%를 14% 포인트나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주택문제에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했던 6공 5년동안의 7% 포인트증가(69%에서 76%)에 비해서도 획기적인 목표다. 연간 55만∼60만호,임기 5년간 총 2백90만호 가량의 집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택공급계획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 문제다. 앞으로 5년간 수도권에 총 1백25만호(전국 건설물량의 45%)를 건설한다는 것이 정부계획인데 이는 분당 신도시 가구수의 13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물론 서울 등 기존 수도권 도시내 재개발 재건축 등을 통해 상당부분이 충당될 수 있으나 절반이상은 신규로 택지를 개발해서 집을 지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와관련,최대의 난제가 수도권 택지 확보문제다.
1백25만호 건설에 필요한 택지는 3천9백만평 가량. 이 가운데 현재 확보된 물량은 공영택지개발지구로 이미 지정한 1천1백만평과 민간소유나 나대지 및 재개발·재건축 대상토지 1천6백만평 등 모두 2천7백만평으로 95년까지 쓰면 바닥이 나는 물량이다. 따라서 추가 확보해야 할 택지가 1천2백만평인데,수도권내 쓸만한 땅은 이미 택지로 다 써먹어 신규 개발가능한 택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라는게 문제다. 김정호 국토개발연구원 주택연구실장 등 관계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아직도 땅은 얼마든지 있지만 서울과의 통근거리,기반시설 등을 감안하면 택지로 쓸만한 적정입지는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단지 개발형태도 숙제거리. 이와관련 최근 정부내에서는 제2,제3의 분당을 건설하자는 「신도시 개발론」과 기존 도시구역을 확장해 신시가지로 조성하자는 「도시 확정론」,이 두가지를 적절히 배합하자는 「혼합론」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쪽 모두 일장일단이 있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돼 진통을 겪고 있다.
이밖에 민간부문의 주택공급기능 활성화 문제와 이와관련한 분양가 자율화문제,재원확보문제 등의 난제가 산적해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정권의 2백만호 달성과정에서 나타났던 경제 사회적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피하면서 주택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숱한 난관과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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