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업적과 성과는 주어진 권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취임선서를 하는 그 순간부터 대통령은 주어진 권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봉착한다고 할 수 있다. 헌법상에는 똑같은 권한이 명시돼 있는데도 대통령의 개성과 권력행사 방법에 따라 업적이 달라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취임 1백일」 기자회견에 대한 소감은 최소한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가위가 눌릴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자신감이 넘쳐난다. 어눌한 말투지만 까다로운 행정용어도 이제는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우물쭈물하지 않고 분명하게 의지를 표명하는 모습이 시원스럽기까지 하다. ◆과거의 어느 대통령처럼 이 소리도 아니도 저 소리도 아닌 「용각산식」의 말투가 없다. 그래서 「대통령의 마음」을 이렇게 해석하고 저렇게도 해석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통령의 말뜻을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초래되는 정책의 혼란이나 부처간의 갈등이 있을리도 없을 것 같다. 역시 그는 당찬 대통령이 될 모양이다. 한나라의 통치자라면 의당 그러해야할 것 같아 믿음직스럽다. ◆그러나 대통령의 대중적 명성을 유지하는데 최대의 적은 비현실적인 국민들의 욕구라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뿌리없는 지나친 원망들,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상황,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부풀어오른 욕구들은 대통령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평소의 말 한마디,행동 하나 하나가 국민들에게 비현실적인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하게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지나친 기대를 걸게 했다가 실현을 못하게 될 때의 실망감은 정비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의 자신에 넘치는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지고 그 결실이 국민들의 손에 잡힐 수 있어야만 결말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바로 그것임을 김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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