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신펙」 창설… 새지도자로 부상/시아누크공 후광… 불 교수 경력최근 실시된 캄보디아 총선에서 야당인 민족연합전선(FUNCINPEC·푼신펙)이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을 누르고 승리함으로써 푼신펙 당수인 노로돔 라나리드공이 캄보디아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했다. 푼신펙의 승리는 캄보디아의 정치적 대부이자 라나리드의 부친인 시아누크공의 후광 덕택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시아누크왕가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푼신펙은 라나리드가 지난 81년 베트남이 세운 훈센 정권에 무력투쟁을 시작하면서 조직한 정치집단으로 「캄보디아 자주·중립·평화·협력을 위한 민족연합전선」이란 긴이름의 프랑스어 약자이다.
49세의 젊은 라나리드는 얼굴모습이나 매너 등이 판에 박은듯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는 프랑스 국적을 지니고 있으며 정치판에 뛰어들기전에는 프랑스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오랜 서양생활로 인해 서구화되어 있고 푼신펙의 주요인물들도 거의 프랑스 호주 미국 등에서 공부한 해외파이다.
라나리드는 자유민주주의자로 그의 선거강령은 민족화합과 3권분립을 통한 자유민주정권 수립이다.
훈센정권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일부지역의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명분과 증거가 약할 뿐 아니라 개표결과가 알려지면서 정부군과 정권 내부에서 이탈자가 속출,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곧 소집되는 1백20석의 제헌국회에서는 권력체제를 수립하는 민주헌법을 기초,채택할 예정이다. 시아누크공은 대통령제와 의회의 양원제를 구상하고 있어 캄보디아 정치체제는 그의 의도대로 잡혀갈 가능성이 높다.
권력배분에 관한 시나리오가 이미 나오고 있다. 라나리드는 자신이 승리하면 『시아누크공이 정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푼신펙의 승리는 곧 시아누크의 권좌복귀를 의미한다.
시아누크는 국가화합을 위해 푼신펙,CPP,크메르 루주 등 모든 정파가 참가하는 연립정권 수립을 위해 중재자역할에 나서고 있다. 시아누크는 자신이 총리를 맡고 라나리드와 훈센을 각각 부총리직에 앉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나 라나리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총리에 라나리드,부총리에 훈센 ▲왕에 시아노크,대통령에 라나리드,총리에 훈센 ▲대통령겸 총리에 사아누크,부총리에 라나리드와 훈센 등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시아누크의 권좌복귀와 새로운 지도자인 라나리드의 부상이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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