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 경제계 왕세자 결혼 특수 “헛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 경제계 왕세자 결혼 특수 “헛물”

입력
1993.06.04 00:00
0 0

◎혼수용 가전품등 수요폭발 예상 빗나가/정부,국민 무관심에 당황 붐조성 안간힘불황탈출을 애타게 기다리며 일본 경제계가 잔뜩 기대를 걸어온 왕세자 결혼특수가 환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월 나루히토(덕인) 일본 왕세자비의 내정사실이 보도되자 가장 기뻐했던 사람들은 일본 기업인들이었다. 2년간이 넘게 지속된 불황의 탈출구가 드디어 열리게 됐다며 이들은 쾌재를 불렀다.

일본 생명보험 계열의 닛세이 기초연구소는 왕세자비 내정이 3조3천억엔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는 희망에 가득찬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혼기념주화와 기념우표 발행 등을 비롯한 축하상품 특수에다 화려한 결혼식이 낳을 전시효과에 따른 혼수용 가전제품 및 주택수요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이 예상은 다분히 지난 59년 아키히토(명인) 일왕 결혼 때의 경제효과를 현재의 경제규모에 맞게 계산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58년 최저점을 지난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 3대 가전제품에 불이 붙었다. 특히 결혼식 중계를 보기 위한 흑백TV 수요가 폭발했고 주가도 급등했다.

이번에는 하이비전 TV와 비디오 카메라에 특수가 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왕세자 결혼식을 며칠 앞둔 요즘 가전업계는 실망에 빠져 있다. 결혼식 당일에 하이비전TV를 반값에 팔겠다고 광고를 내도 소비자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59년 때와 비교할 때 일본 국민들은 이상할 정도로 왕실의 대경사에 무관심한 것 같다. 한 광고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왕세자의 결혼에 매우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젊은층일수록 관심도는 더 떨어진다.

처음에는 결혼붐 조성에 초연했던 일본정부도 국민들의 무관심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일본정부는 결혼식 행사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시가행진도 더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는 곳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경호문제보다는 축제분위기 조성이 더 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계는 왕세자 결혼식 붐조성은 불발로 끝났으며 경제적 파급효과 예상도 빗나갔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다.<동경=안순권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