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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뒷받침 제도적 장치 미흡”/민주 새정부 출범 1백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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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뒷받침 제도적 장치 미흡”/민주 새정부 출범 1백일 평가

입력
199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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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조사 도중하차… 인치한계/목표·계획 국민앞에 공개해야민주당이 2일 내놓은 「김영삼정부 출범 1백일 평가」는 1백일간의 성과보다는 한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제도화에 의한 구조적 부패척결을 외면한 YS 개혁은 정치보복을 위한 표적수사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개혁과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 형성과정을 거치는 대신 대통령 1인의 창안에 의존함으로써 민주적 법치보다는 인치를 정당화하는 커다란 해독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YS 개혁드라이브가 다수 국민의 찬사를 받는 분위기를 의식,되도록 국민정서에 반하는 독한 비난을 자제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당정책위(의장 김병오)가 마련한 평가보고서는 그동안의 「긍정반 부정반」 입장을 수정,비난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활로모색인 것으로 보인다. 즉 그동안의 중간적 태도가 결과적으로 야 입지를 좁혔을뿐만 아니라 감성적 지지 일변도의 국민여론이 변화하는 기미를 보인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의 대형 부정비리수사가 공교롭게도 구 여권핵심에 이르기 직전 마무리된 점,군인사비리·율곡사업 조사가 눈에 띄게 도중 하차한 점 등에 국민들이 진지한 의혹을 표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박태준 전 의원에 대한 수사로 「정치보복적 표적수사」 의혹이 활발히 제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YS개혁의 문제점을 지적,여론의 문제의식을 자극하고 「개혁대안」으로서의 당입지를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2백자 원고지 3백장 분량의 평가보고서 곳곳에서 드러난다.

크게 총괄평가와 정치 경제 사회분야별 평가로 나뉘어진 이 보고서에서 민주당은 개혁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치분야에서는 ▲12·12 5·18 진상규명 회피 등에서 나타난 불완전한 과거 청산 ▲법집행의 형평성을 상실한 부정·비리조사 ▲국가보안법 개정 등 법·제도 개혁에 대한 소극적 태도 ▲자치단체장 선거의 불법 연기방치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경제분야에서는 ▲신경제 1백일 계획이 제도개혁을 도외시하고 있는 점 ▲지하경제 기득권층에 대한 고통분담 대책없이 임금동결 등 중산층에 대한 고통전가에 치중한 점 ▲금융실명제 한국은행 독립 금융자율화 등 구조적 금융개혁을 외면한 점 ▲토지규제완화로 부동산 투기 우려를 낳고 있는 점 등을 주로 지적했다.

사회분야에서는 ▲해직교사 복직과 전교조문제에 있어 6공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 ▲노동자의 권리보장이 권력내부의 저항으로 좌초하고 있는 점 ▲환경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점 등을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에 대한 개혁의 구체적 목표와 프로그램을 국민앞에 공개해야 할 것』을 우선 요구했다. 여기엔 YS 1인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공개토론의 장으로 돌려야 한다는 계속도 깔려 있다.

또 『개혁추진 과정에서 법제도 개혁을 의식개혁 이후의 단계로 설정하지 말고 동시 진행하라』는 주장도 거듭했다.

이같은 주장은 개혁주체로 국회를 염두에 두고 야당과의 협의·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요지와 권력내부의 수구세력에 대한 과감한 숙정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특히 「경제개혁 의지가 없는 현 경제각료의 전원교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김 대통령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동시에 국민적 이해가 걸린 경제문제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이 평가보고서를 채택하는 대신 「10대 긴급 개혁과제,20대 개혁과제」 등으로 대안을 보완해 이기택대표의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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