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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분위기 일신” 초강경 조치/슬롯머신 완전폐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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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분위기 일신” 초강경 조치/슬롯머신 완전폐쇄 의미

입력
199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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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등장후 「금방망이」 대명사/탈세·폭력온상 여론에 된서리정부가 2일 슬롯머신업소를 전면 폐쇄키로 확정한 것은 법개정 등 절차적인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한마디로 사회분위기 일신을 위한 개혁적 조치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 방침의 요지는 현행 사행행위 등 규제법상 규정된 슬롯머신업소 관련조항 자체를 삭제함으로써 이 업종이 존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없애버린다는 것. 이와 함께 법개정 이전이라도 슬롯머신업소의 신규 허가는 물론 허가유효기간(3년)이 지난 업소에 대한 재허가·갱신허가도 일절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전국 3백19개의 슬롯머신업소는 늦어도 96년 6월2일까지 모두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소위 4대 의혹사건의 하나로 불리며 국내에 도입돼 61년 사행행위 등 규제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된 뒤 63년 워커힐·조선·반도 등 3개 호텔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빠찡꼬라 불리며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던 슬롯머신업 자체가 국내에서는 사라진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두말할 것 없이 지난달 3일 슬롯머신 대부라 불리는 정덕진씨(53·구속) 전격 연행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슬롯머신 스캔들의 수사과정과 이 과정에서 드러난 슬롯머신업의 각종 폐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확산,슬롯머신업이 백해무익이라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업소당 한달수입이 1억∼3억원에 이른다는 다소 거친 계산에 따르더라도 연간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는 업종이 지하에서 거대경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탈세,승률·시상금 조작 등 각종 탈법행위,여기에 기생하는 폭력조직의 활개는 상식화된 비리다.

이 비리를 눈감아주면서 또다른 차원에서 기생하는 「비호세력」의 존재도 수사과정에서 확인됐다. 여기에다 당초 관광진흥이라는 이름아래 허가를 내주도록 한 명목상의 취지와는 달리 내국인 중심의 영업으로 슬롯머신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이들이 속출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은 몇몇 인사들의 사법처리,과세강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정부는 슬롯머신 파문이 확산되자 대처방안을 놓고 현행법은 그대로 둔채 탈법행위 단속강화로 운영건전화를 모색하는 방법에서부터 초법적인 업소폐쇄 등 각종 방안을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국 현존업소의 기득권은 인정하는 대신 자동폐쇄되게 함으로써 업주들의 반발,업종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 차선책으로 나온 것이 이번 조치라 할 수 있다.

어쨌든 91년 12월 당초 3등급 이상에서 1등급 이상의 호텔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기존업소는 1차에 한해 재허가하도록 한 법개정에 따라 94년 17개,95년 61개,96년 69개,97년에는 31개 등 모두 1백78개 업소가 문을 닫을 예상이던 것이 이번 조치로 3백19개 전업소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여타 향락업소 등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해치는 업종에 대한 규제와 맞물려 나왔다는 점에서 자칫 사회분위기의 경직을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중 하나인 도박심리를 제도적인 조치로 틀어막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슬롯머신 애호인구들이 경마나 전자유기장 등 다른 「공인된 도박」에 몰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또 카지노의 폐해와 비교해 볼때 다같이 관광진흥이라는 차원에서 설립된 두업종간의 형평문제를 생각한다면 카지노의 대해서도 실태파악과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개혁적 성격의 이번 조치는 신명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건전한 대안이 수반된다면 더욱 의미를 갖게될 것이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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