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인권바탕 관계 다변화등 추구한승주 외무장관이 31일 외교협회(회장 전상진)가 주최한 오찬 강연회에서 밝힌 「한국 신외교의 기조」는 그동안 우리의 외교가 시기적으로 냉전시대,공간적으로 한반도의 틀에 집착했던 특수성을 벗어던지고 「미래로,세계로」 외교의 틀을 잡아가겠다는 선언으로 보여진다.
한 장관이 이날 강연의 주제로 정한 「세계와 미래지향의 신한국 외교」는 지난 24일 김영삼대통령이 밝힌 「신외교」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적시하고 있다.
한 장관은 ▲왜 지금 이 순간이 새로운 외교관을 정립해야 하는가 ▲새정부의 「신외교」는 무엇인가 ▲신외교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정책화되어 나갈 것인가의 세가지 물음에 대한 「강연」으로 자신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피력했다.
우선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 한 장관은 『안보문제와 남북문제를 중요시하되 이제 더이상 우리 외교가 생존이나 분단의 포로가 되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의 외교가 해방과 6·25를 거치면서 국가생존이 주요 목표였을 때 태동하였고,그이후에도 남북경쟁이란 제약속에서 성장했지만 이제는 주변의 제반여건들이 현저히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제환경 대전환 양상이 1·2차 세계대전 직후의 국제질서 변화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에 「새술을 새부대에 담은」 필연성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김 대통령이 선언한 「신외교」의 기조를 다섯가지로 요약했다. 김 대통령의 연설을 각론화시켜 ▲세계화 ▲다변화 ▲다원화 ▲지역협력 ▲미래지향으로 구체적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세계변화와 관련,신외교의 출발은 출발은 도덕성과 인권신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외교가 국내 정권의 대외 「취약성」으로 인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도덕성과 인권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동참의지를 표명할 수 없었던게 사실이었다. 따라서 이제 문민정부의 신외교의 첫번째 근거로 이를 주창하는 것은 당연한 본질적 정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세계화 외교는 당연히 외교 상대국의 다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신외교는 주변 4강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과의 기존협력관계를 단단히 묶으면서 ASEAN,EC 및 중남미,중동,아프리카 개도국들과의 실질적 관계증진을 확대해 나간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와 지역적으로 밀접한 거리에 있는 ASEAN과의 협력관계를 중요시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최근의 ASEAN 무역지대(AFTA) 결성과 베트남의 합류가능성으로 인해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냉전과 한반도」로 집약된 우리 외교의 기조가 안보와 군사협력 중심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탈냉전의 신외교는 복리와 경제협력쪽으로 다원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92년 6월 「리우회의」를 전후해 일기 시작한 지구환경문제는 그린라운드(GR)의 출범을 예고하고 있어 우루과이라운드(UR) 이상의 외교력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지역외교는 아시아태평양 안보경제협력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중심으로 광역의 「아태협력권」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협력은 물론 이 지역 다자간 안보대화도 추구하자는 것이며 김 대통령이 제시한 「APEC 정상회담 동참」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열거하고 있다.
미래지향의 신외교는 무엇보다 우리의 분단상황을 관리해 통일을 이뤄내는 것은 물론 그 이후까지 대비하는 국제질서를 마련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로 가는 과정을 가장 충격없이 치러내기 위해선 민주 자유 복지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원칙과 일관성있는 외교를 펴나가야 한다고 한 장관은 지적하고 있다. 이의 가장 큰 전제가 북한의 개방이므로 우리의 입장과 정책을 국제사회와의 공감대로 확산해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다섯가지 방향의 신외교가 그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인식과 외교정책이 동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 장관은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같은 외교정책을 「새로운 외교모형의 창조」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치·경제·통상·환경 등 국제문제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시각이 국제적 흐름과 떨어질수록 외교의 부담이 커진다』며 『우리 사회의 국제화와 신외교의 기조는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결론지었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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