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류속에 “별일 없을 것” 자위/수사 「정치적 고려설」에 기대도정치권내의 슬롯머신업계 비호세력이 얼마나 밝혀질 수 있을까.
29일로 조직내부의 유착세력 수사를 끝낸 검찰은 이번주초부터 정치권을 포함,각계 각층에 산재해있는 비호세력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정치권과 언론계의 비호세력에 유념하는 수사태도를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사정한파로 움츠러든 정치권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지도부는 『소문만 무성할뿐 별일 없을 것』이라며 정치권의 동요를 진정시키려고 애쓰지만 『누군가가 반드시 희생양이 되고야 말 것』이라는 불안한 예상이 팽배해 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정덕진씨 형제들과 관련이 있다』는 구설수에 올랐던 여야 의원 10여명은 하나같이 혐의를 극구 부인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와함께 검찰 수사팀이 검찰 수뇌부의 「통제」를 벗어나 개혁 주체세력과 「은밀한 창구」를 개설해놓았다는 설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정치적 고려가 가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명수 사무총장이 『내가 확인해본 바로는 박철언의원 외에 관련 정치인은 없다』고 누차 말했듯 민자당은 소속의원 4∼5명의 관련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다.
당중진 L의원은 수사 초기단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동생이 슬롯머신업소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얘기와 본인 자신도 오래전부터 업자들을 잘 알아 허가알선을 해주었다는 말이 돌았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검사출신이라고 무턱대고 그런 추측을 하는 모양인데 슬롯머신업자는 한사람도 모른다』며 『세동생 가운데 둘은 미국에 있고 한사람은 고향에서 농협조합장을 하면서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뛰고 있다.
또다른 중진 K의원도 「식객」으로 드나들던 사람이 H호텔 슬롯머신업소 지분을 갖고 있었다해서 관련설이 나돌았다. H호텔에 슬롯머신업소 허가를 낼 때 K의원이 힘써줬다는 소문이다. K의원측은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슬롯머신업소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사건수사가 시작된뒤에야 알았다』며 『오히려 K의원이 용돈을 주었던 사람으로 검찰에서도 벌써 손뗐다』고 말했다.
6공시절 청와대에서 사정업무를 담당했던 K의원도 끊임없이 각종 구설수에 시달려왔다. K의원은 『90년 검찰에서 정씨가 호화생활자라는 첩보가 올라와 세무조사를 지시했다』며 『정씨 형제들이 나를 공략해 보려고 여러군데 로비를 했던 모양인데 끝까지 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씨 형제들이 자신을 미워해 여러가지 소문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또다른 K의원은 과거 내무관료를 지낸 탓인지 집중 내사설까지 새롭게 거론돼 고심하고 있다. 그는 『정씨 형제를 알지도 못하는데 공연히 관계없는 사람을 신문에 내 죽이지 말아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경찰 출신의 Y의원과 과거 민정당 시절 중진이었던 K의원도 별다른 근거없이 관련설이 나오고 있다. Y의원은 경찰 재직시 정씨 형제들과 알았다는 것이고 K의원은 80년대 초반부터 주요 로비대상이었다는 소문이다. 물론 두의원측은 모두 『전혀 근거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면서 『소문만 가지고도 정치성명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5∼6명으로 하나같이 소문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관련설의 도마위에 오르는 사람은 당내 실력자인 세 K의원과 R,S,W,C의원 등으로 소문의 근거도 아주 다양하다.
정치자금의 야당 유입설과 관련된 의원,정씨 형제와의 직·간접 교분이 거론되는 의원,국제PJ파와의 교분이 문제되는 의원,심지어 13대 국회 당시 슬롯머신에 대한 특소세 인하시 국회 재무위에서의 활동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다.
당중진인 R의원의 경우는 『국제PJ파 여운환씨의 형이 야당 원로인 L씨,K씨 밑에서 야당 생활을 했기 때문에 당내 호남출신 의원들과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다』고 관련설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렇다고 유착 또는 비호를 운운할만한 일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동교동계의 대외접촉 창구였던 관계로 소문을 타고 있는 K,C의원도 『그런 사람들하고는 일면식도 없으며 한번도 때묻은 돈을 받아본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당지도부의 K의원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면서 『검은 세계와는 차 한잔의 교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W의원도 『돈과는 거리가 먼 정치생활을 해왔고 폭력계와의 교분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어이없어 하고 있다.
당중진 K의원은 『그들과 관계를 맺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면 차라리 다행스러웠을 것』이라고까지 말했고 S의원도 관련설을 한마디로 일축했다.<신재민·황영식기자>신재민·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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