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3곳… “외국인 전용” 불구 내국인도 출입/허가·이권등 싸고 흑막 소지/「해외지점 거래」 탈세 의혹도슬롯머신업계에 이어 검찰의 내사가 시작된 카지노(서양도박)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영화를 통해서나 볼 수 있는 카지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내국인 출입금지·24시간 영업」이라는 우산에 가려 카지노내에서 벌어지는 도박의 규모와 행태·시장규모 등은 감조차 잡기 어렵다.
국내 카지노업소는 모두 13개. 64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워커힐 카지노와 부산 파라다이스비치·인천 올림프스·속초 설악파크·속리산 관광호텔·경주 코오롱관광호텔·제주 칼·그랜드·남서울·오리엔탈·하얏트·서귀포 칼·신라호텔 카지노 등이다.
슬롯머신업소가 전국 3백20여곳인데 비하면 수적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슬롯머신업소당 매월 순수익이 1억∼3억원 가량인데 비해 카지노는 그보다 몇십배가 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전해지고 있다.
정덕진씨(53·구속) 스캔들 이후 업계 주변에선 『슬롯머신이 개미라면 카지노는 코끼리』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사행행위 등 규제법에 의하면 카지노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오락시설로 외화획득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허가가 난다. 따라서 출입도 외국인만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영주권을 갖고 있거나,외국인을 동반하는 경우 내국인 출입을 눈감아줘 사실상 내국인 출입이 완전 통제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3백20여만명의 내외국인이 카지노를 이용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지노업의 규모가 방대함은 게임종류와 베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행행위 등 규제법에 규정된 게임방법은 15가지. 모두 카드·주사위 등을 사용,손님과 「딜러」라는 직원이 화폐 대용으로 「칩」을 이용하는 그야말로 완전한 도박이다. 국내에서는 블랙잭·바카라 등 카드게임,룰렛 등 구슬게임,다이스·크래스 등 주사위게임,큰바퀴를 돌려 숫자에 멈추게 하는 빌휠 등 7∼8종류가 행해지고 있다.
슬롯머신은 1회 기계사용에 1백원이지만 카지노에서는 최소 2천원에서 최고 1백만원까지 「칩」 5종류가 사용된다.
모호텔 카지노가 3년마다 허가갱신을 받도록 돼있는 법규에 따라 제출한 서류에 의하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외화 환전액이 9천2백20여만달러로 우리돈으로 7백37억여원에 달했다. 지방의 모호텔 카지노는 88년에 4만1천8백63명이 이용,외화 환전액이 1천3백24억5천4백만원이라고 신고했다. 1인당 3백10여만원을 갖고 도박을 했다는 얘기다.
몇년전에는 일본 야쿠자들이 국내 카지노에서 3일동안 1백억원을 따갔다는 얘기도 있다.
카지노업소의 수익은 환전,당첨금 지급 등 복잡한 계산상의 이유로 정확히 집계할 수는 없으나 환전액수만 놓고 볼때 카지노 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카지노업소들은 이른바 「물주」를 찾기 위해 판촉직원을 두는가 하면 해외지점까지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해외 카지노지점에 도박에 쓸 돈을 기탁하고 국내 카지노에서 칩을 받아 도박을 한뒤 이득과 손실에 따른 당첨금을 계산,해외지점에서 돈을 다시 받아간다는 소문이 떠돈다.
즉 「비밀장부거래」를 한다는 것으로 탈세의혹으로 연결되는 대목이다.
전국 13개 카지노업소의 53%인 7개 업소가 모여있는 제주도는 제주 KAL호텔과 하얏트호텔이 75년,85년에 허가가 난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가 90∼91년에 무더기로 허가됐다.
제주지역 카지노의 이용자중 60%가 일본인이며 나머지는 대만·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사람들이다. 지난해부터 일본의 경기불황과 한·대만 단교로 고객이 줄어들어 각 카지노업소들은 이들 지역에서 1백∼2백명씩의 손님을 끌어 모으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이들 업소는 손님유치 방법으로 4∼6일씩 무료 호텔 숙식을 제공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파라다이스비치호텔 카지노의 경우도 전체이용자의 80% 이상이 일본인이다.
이 호텔 카지노는 78년 10월 블랙잭 7대 등 기계 15대·영업장 면적 3백88㎡로 시작,88년 3월 기계 29대·영업장 면적 1천34㎡로 대폭 확장하면서 수입금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속리산 관광호텔 경주 코오롱호텔 카지노의 경우는 개점 휴업상태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일부지역에서의 불황은 호경기로 돌아서면 얼마든지 그동안의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급화된 야바위」라는 혹평까지 듣는 카지노이지만 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그래도 덤벼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슬롯머신과 비교도 안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이다.
또 그같은 인식 때문에 카지노허가 자체가 곧 특혜라는 인식이 팽배해왔고 슬롯머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비호세력과 조직폭력배가 「단물」을 찾아 모여들게 마련이다.
실제로 과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기존 카지노업계와 신규 참여를 시도하는 측간에 치열한 로비전쟁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떠돌았다.<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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