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파 슈쇼카내각 붕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파 슈쇼카내각 붕괴

입력
1993.05.29 00:00
0 0

◎의원 신임투표서 패배/자유노조 주도… 예산·임금 실정이유【바르샤바 연합=특약】 한나 쇼타카 총리가 이끄는 폴란드 정부가 28일 실시된 의회 신임투표에서 패배했다고 비슬로브 츠르자노브스키 국회의장이 발표했다. 슈쇼카 총리는 투표직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날 투표는 예산정책과 임금정책을 둘러싼 현 정부의 실정을 이유로 솔리대리티(자유노조)가 요구해 실시됐다. 자유노조는 레흐 바웬사 현 대통령이 집권하기전 이끌었던 거국 노조연합이다.

정부 각료들은 투표에 앞서 의회의 신임획득에 실패할 경우 내각 총사퇴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쇼카총리를 대체할 후임총리가 거론조차 되고있지 않은 상태여서 폴란드 정국은 큰 혼란에 직면케 됐다.

바웬사 대통령은 의회가 후임총리 선출에 실패할 경우 의회를 해산하거나 자신이 직접 내각을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TV로 생중계된 이날 투표에서 의원들은 내각 불신임안에 2백23명이 찬성표를,1백9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해설/급진 개혁정책 추진에 제동/새 총리 인물난… 혼란 불가피

폴란드 정국이 또다시 혼미의 늪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슈쇼카 내각붕괴는 표면적으론 정부의 예산임금 정책실패가 이유지만 그 이면에는 시장경제 이행을 둘러싼 정부와 의회의 갈등이 있다. 슈쇼카내각 불신임은 솔리대리티가 주도,의회내 보수파들의 지원을 끌어냄으로써 이루어졌다.

솔리대리티는 89년 공산정권이 무너진뒤 바웬사에게 대권을 안겨준 일등공신이면서도 현 내각이 추진해온 시장경제 개혁정책에 대해선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딴죽을 걸어왔다. 더욱이 지금 상태로선 슈쇼카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인물조차 없어 혼란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지난해 6월 총리에 오른 슈쇼카는 자신의 경제개혁 정책을 뒷받침할 정치적안정을 추구해왔으나 의회와의 마찰로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의회내 소수파 정당 출신인 슈쇼카로선 20개의 정당이 난립해있는 의회의 지원을 얻어내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현 헌법상 내각은 의회의 단순과반수만 있으면 언제든 불신임을 당하게 돼있어 소신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고사하고 목숨보전에 급급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슈쇼카내각이 그나마 1년 가까운 기간을 버텨온 것은 순전히 각 정당이 사분오열된 덕분이었는데 이번경우 막강한 솔리대리티가 불신임이 실패하면 전국적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공중분해의 참담함을 곱씹어야 했다. 슈쇼카의 중도퇴진으로 가뜩이나 휘청거리는 폴란드 경제와 정치는 더욱 곤경에 처하게됐다. 슈쇼카의 경제개혁에 기대를 걸고 폴란드에 투자해온 서방기업들이 발을 빼거나 관망상태에 들어갈 것이 예상되는데다 정치불안가중 역시 피할 수 없기때문이다.<홍희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