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집약」등 선진국 수준 조정/평균세율은 그대로 “마찰 방지”한동안 내리기만 하던 관세율을 95년부터 일부 산업과 품목에 대해 다시 올리기로 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국내산업 방어조치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국제적인 관세율 수준을 무시하고 마구 올려 통상마찰을 야기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지난 89년이후 제2차 관세율인하 예시계획에 의해 94년엔 평균관세율이 7.9%로까지 떨어지게 되다 보니 일부품목은 국제적인 일반 수준보다도 너무 낮아져 이들 품목에 대해 통상마찰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재무부는 일부 품목의 관세율을 올리더라도 전체적인 평균관세율은 94년의 7.9% 수준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율을 올리는 주요 대상중 대표적인 것은 노동집약상품인 의류 신발 가죽제품이다. 이들 상품은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관세율이 오히려 낮은 실정이다. 의류의 현행 관세율은 10%인데 미국은 17%,일본이 제품에 따라 14∼16.8%,EC가 14% 등으로 우리보다 절반가량 높다.
신발 관세율도 미국은 0∼37.5%,일본은 27∼30%,EC는 8∼20% 등으로 우리나라의 9%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가죽제품은 우리나라가 10%이고 미국은 0∼5%,일본이 0∼60%,EC가 0∼7%로 일본이 월등히 높다. 더구나 선진국들의 경우 가공정도에 따라 관세율에 차등을 두고 있어 저가품의 공략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아직 노동집약상품의 비중이 높은 우리 실정에서 선진국보다도 더 낮은 관세율을 방치하는 것은 자국산업의 붕괴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치물품의 관세율도 골프용품 스키용품 화장품 모피의류 가스레인지 접시세척기 등이 10%,비디오카메라 장롱 샹들리에 요트류 보트류 등이 9%에 불과하다. 또 카펫 변기 냉장고가 제품에 따라 9%나 10%,대리석이 4%나 9%,승용차가 15% 등이다. 이러한 관세율은 우리나라 경제가 3저 등 국내외의 일시적 호조건에 힘입어 대규모 흑자를 내던 5년여전에 계속 경제가 잘 풀려갈 것을 전제로 인하된 것들이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치성소비재에 관한 한 경제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턱없이 낮은 관세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전에 5개년에 걸친 계획을 밝혀놓는 예시제의 문제점을 뒤늦게 시정하는 셈이다.
농산물 복합관세제도의 도입목적은 저가농산물에 대해서는 물량으로 규제,종량세를 이용하고 고급농산물은 가격에 대해 관세를 매겨 수입억제기능을 제대로 발휘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UR(우루과이라운드)에 대비,미리 이러한 관세율체계를 확보해 놓겠다고 밝혔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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