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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형제 거명인사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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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형제 거명인사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들”

입력
1993.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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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협박성거래… 구원갚기/“진짜 실력자 숨기고 있다”설도『진짜 수사검사는 정씨형제다』 『정씨 형제에게 잘못보인 사람들은 이번에 모두간다』

슬롯머신업계 비호세력에 대한 검찰수가가 거의 전적으로 정덕진씨(53) 덕일씨(45) 형제의 「찍어주기」 진술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검찰주변에서는 요즘 이런 말이 떠돌고 있다.

정씨 형제는 기소후나 먼장래를 위해 아직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진짜 실력자들을 숨기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그동안의 「거래」 과정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이미 끈떨어져 이용가치가 없어진 인사들만 댐으로써 구원을 갚는 고단수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검찰주변에서는 「주임검사」 「염라대왕」 「한명회」 「죽음의 심판관」 등에 비유되는 정씨 형제가 누구를 또 찍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현재 정씨형제 스캔들로 구속된 사람은 천기호치안감(58),엄삼탁 전 안기부기조실장(53),박철언의원(52)과 신길용경정(57) 등 4명. 또 이건개 대전고검장(52)이 정씨형제들로부터 5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모두 정씨형제가 찍어준 사람들이다. 공통점은 정씨형제와 거래관계에서 협박을 했거나 돈먹은 대가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

엄씨의 경우 세무사찰정보는 알려주는체 하며 실제로는 공갈을 해 2억2천만원을 갈취했다는게 정씨형제의 진술이다.

박 의원은 세무사찰을 막아줄 실세로 여기고 홍성애씨(43·여)를 통해 접근,5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더니 돈만 챙겼다는 것이다.

천 치안감은 권력층을 움직여 90년 10월의 세무사찰을 종용한 장본인 이라고 정씨형제가 믿고있는 카지노대부 J씨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 형제는 J씨에 대한 간접공격의 방편으로 천 치안감을 제물로 삼았다는 설이다.

또 신 경정은 세무조사를 잘 처리해 주겠다며 10만달러를 요구했고 7백만원을 갈취하기도 해 정씨 형제가 앙심을 품었던 사람이었다.

이 고검장의 경우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씨형제는 『돈을 좀 꿔달라』는 요구를 감히 뿌리치지 못해 5억여원을 제공했지만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해 「대여성 수뢰」 사실을 털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정씨형제는 1회성 로비창구였거나 은근한 협박으로 금품을 빼앗은 사람들을 벼르고 있다가 검찰의 배후세력추궁을 받자 「버리는 카드」를 하나씩 내놓고 있는셈이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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