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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별 18명에 40개(심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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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별 18명에 40개(심층)

입력
199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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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군인 축출/인사비리 처벌/12·12관련 전역/김진영총장 해임 “숙군 신호탄”/하나회 “집중타”… 사필귀정 여론문민정부 출범이후 별들이 잇단 「수난」을 당하고 있다. 24일 정부가 12·12사태 관련 현역 장성 4명을 전역조치한 것을 비롯,지금까지 모두 18명의 장성이 옷을 벗었다.

강제전역의 이유는 정치군인 배제와 인사비리 등 두가지로 요약된다. 「탈정치」를 내세우며 얼마전까지만해도 기세등등하던 현역 장성들을 강제예편시킬 수 있었던 것은 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시대적 여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치군인 단죄의 신호탄은 문민정부 출범직후인 3월8일 전격적으로 터졌다.

임기를 8개월 남겨둔 김진영 육군 참모총장(육사 17기)을 전격 해임한 것이다. 김 총장은 대장의 경우 보직을 받지 못하면 자동 전역된다는 군인사법에 따라 이 날자로 전역조치됐다.

김 총장은 12·12이후 5공 정권을 창출한 하나회 출신 정치군인그룹의 일원이라는 점과 5공 청산에 대한 잦은 정치적 발언으로 문민정부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총장의 전역조치는 본격적인 숙군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전역은 아니지만 같은날 서완수 기무사령관(육사 19기)이 보직해임된데 이어 한달이 채 못돼 안병호 수방사령관(육사 20기)과 김형선 특전사령관(육사 19기)이 4월2일자로 전격 보직해임됐다. 서 중장은 육본 정책위원으로 대기발령 상태였다가 한직인 1군 부사령관 보직을 받았고 김 중장은 육군 참모차장으로 임명돼 전역을 면했다.

김영삼정부의 정치군인 배제는 1주일뒤인 4월8일 이루어졌다. 통상적인 6월 정기인사 때까지 별다른 인사가 없을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대장급 야전군 사령관에 대한 인사가 역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인사에서 김연각 2군 사령관(육사 17기)과 구창회 3군 사령관(육사 18기) 등 2명이 보직해임,전역조치됐다.

또 4월15일에 군단장급(중장)과 사단장급(소장) 정기인사가 앞당겨 실시됨으로써 군부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은 군인사비리사건이 돌출돼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김종호 전 해참총장 진급 뇌물수수사건의 여파로 현역 해군 장성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군검찰은 김 전 총장 당시 뇌물을 주고 진급한 해군의 정일철준장(해사 20기·정훈감) 전건식준장(해사 20기·2함대 2전투단장)·이정근준장(해사 23기·영국 유학) 이의근준장(해사 22기·합참 전력기획부 1차장)과 해병 이재돈소장(해사 18기·해병 1사단장) 등 5명을 구속했다.

이어 터진 정용후 전 공참 총장이 진급비리사건은 공군의 핵심 지휘관 5명의 구속사태를 빚었다. 구속자는 이우덕(공사 11기·참모총장 특별보좌관) 차정렬(공사 15기·3훈련비행단장) 최성렬(공사 15기·11전투비행단장) 이길환(공사 15기·16전투비행단장) 박종선준장(공사 14기·8전투비행단장) 등이 있다.

해공군 관련장성 10명은 구속후 군인의 생명과도 같은 명예를 잃었고 30년 이상 군을 위해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기소유예 처분된뒤 징계위원회에 회부,전역조치됐다.

한꺼번에 장성 10명이 전역한뒤 군내부에서는 사안의 중대성도 그렇지만 해·공군의 핵심전력이 무더기로 사라진데 대한 충격과 함께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해·공군에 대한 숙군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왔다.

그러나 군내 비리척결 차원에서 시작한 인사비리 사건수사는 불공평성을 제기하는 공군 장교들의 집단 움직임과 해군의 편파수사 시비로 당초 목적과 달리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군수뇌부에 대한 리더십 부족문제마저 제기돼 수사가 서둘러 종결됐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군인사비리사건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갑작스런 장성 전역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불과 20일만에 깨져버렸다.

황인성 국무총리의 12·12사태 발언으로 시작된 정치공방은 결국 정부의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는 규정에 따라 현역 관련장성들에 대한 또 한차례 인사태풍이 예고되기 시작했다.

결국 12·12 관련자인 이필섭 합참의장(육사 16기) 김진선 2군 사령관(육사 19기) 안병호 2군 부사령관(육사 20기) 박종규 56사단장(육사 23기) 등 4명이 24일 전역조치됐다.

9·9인맥의 대표적 인물인 이 합참의장과 김 사령관,하나회의 선두주자인 안 부사령관 등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정치군인 배제라는 인사원칙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가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는 사태를 맞았다.

김철우 해군 총장의 전역은 해군 인사비리사건의 마무리를 짓는 입장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모두 40개의 별이 떨어진 숙군은 더 이상의 장성 전역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청와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게 지켜질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김홍렬 해군 총장 취임직후 간용태 해사 교장(해사 15기) 김만청 참모차장(해사 16기) 김성득 합참 2차장(해사 16기) 김선익 작전사령관(해사 17기) 등 4명의 해군 중장이 자진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진행중인 감사원의 율곡사업 감사결과가 6월초에 발표되면 일부 관련 장성들의 전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이래저래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사정과 개혁의 칼날이 언제 자기 목에 와닿을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장성이 타의에 의해 옷을 벗게 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군관계자들은 과거 일부 정치군인들이 저지른 업보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대다수는 군이 본연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군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는 당위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자기개혁과 자기반성만이 살아남은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군을 불안에 떨게 하거나 무사안일에 빠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바람도 많다. 그 몫은 바로 군수뇌부의 일이기도 하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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