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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비당국의 「통일만남」/한 부총리­한총련대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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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비당국의 「통일만남」/한 부총리­한총련대표 회동

입력
199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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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는길 그렇게 멀었나”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대남서신을 보내오는 등 남북관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25일 한완식부총리가 정부종합청사 장관실에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 연합) 대표들을 만났다.

낮 12시5분,통일원 창설이래 처음인 이 만남은 학생들이 지각하는 바람에 20여분 늦게 이루어졌다.

기다리던 한 부총리는 학생 6명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고 접견실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오는 길이 멀던가. 나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막상 와보니 그렇게 멀지만은 않던데』

옆자리에 앉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김병삼군(24·한총련 조통위 위원장)은 『우리가 이런데 오다니 변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바뀌어야죠』라며 웃으며 답했다.

『끔찍스럽던 과거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지. 정통성이 없던 정부는 여러분에게도 부담이 됐을거야』

이에대해 학생들은 『아직도 정리되고 풀어야할게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백두산에는 두번 올라가 봤는데 모두 남의 땅을 밟고 올라갔어. 앞으로 당국과 비당국간의 관계가 민주적으로 재정리되면 조국땅을 밟고 올라서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아. 여러분은 비당국자로서 굉장한 힘이 있어』(부총리)

한 부총리는 학생들이 통일문제에서 비당국자라는 점을 은연중 강조하고 있었다.

인근 설렁탕집으로 옮겨 대화를 계속하는 동안 학생들은 다음달 12일 판문점에서 열릴 북한 대학생과의 자매결연 예비회담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적극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하오 1시30분께 식당문을 나서며 학생들은 『정부와 대화를 통해 합의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범민족대회 등 6∼8월의 통일운동은 수배되더라도 계속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재야출신 부총리의 노력은 아직 출발단계에 불과한 것 같았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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