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외무부 “특사교환 뜻밖”○…김영삼대통령은 25일 하오 박관용 비서실장과 정종욱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북측 제의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김 대통령의 언급내용 등에 관해 일절 함구한채 지극히 신중한 자세.
한 당국자는 『놀랄게 없다』며 『기본적으로 차분하고 냉정하며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정부의 기본방향을 설명.
이 당국자는 「파격적 제의」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이와함께 「새 문민정부에 대한 테스트 의도」 「우리 반응을 보기 위한 전략적 의도」 등의 분석을 해 주도면밀한 검토가 있을 것임을 시사.
다른 정부 당국자는 과거처럼 정상회담에 집착해 대응을 서두르지는 않을 뜻을 비치면서 『김 대통령이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에서 행한 「신외교」 연설도 통일의 전단계인 「남북연합」을 임기내에 실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
이 당국자는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핵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성실한 자세를 갖고 제의를 한 것인지 미·북한 대화를 앞두고 나온 전략용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
정부 당국자들은 북측이 특사를 「통일사업전담 부총리급」으로 한정한데 대해서도 유념하는 모습.
○…한승주 외무장관은 북측 서신내용이 알려진 이날 하오 4시30분께부터 종합청사 4층 한완상 부총리실로 내려와 장기간 함께 대책을 숙의.
통일원과 외무부 담당자들은 북한측이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은 예상하고 있었으나 「특사교환」이라는 형태의 대화제의는 뜻밖이었다는 표정.
한 관계자는 『국제적 움직임과 시점 등을 볼때 역시 김일성다운 절묘한 수』라고 평하기도.
○…남북 대화사무국은 판문점에서 이날 하오 3시 북측 서한을 전달받고 청와대·외무부·안기부 등 관계부처에 제의내용을 통보하는 한편 하오 4시30분께까지 철저한 보완을 유지.
이 때문에 북한의 제의내용을 정작 국내언론보다 동경에서 중앙방송을 수신한 로이터통신이 먼저 보도하기도.
한 통일원 실무자는 기자실에 서한내용이 배포되고 실무대책회의가 끝난뒤에도 「북한의 제의내용이 나왔느냐」고 능청을 떨기도.
○…통일원 당국자들은 북한측이 특사교환을 제의하면서 한완상부총리를 지정한 것과 관련,『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것 같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진언.
통일원은 통일관계장관 회의를 서둘러 소집,회담을 결정하기 보다는 우선 북한측 진의를 분석하는데 주력키로 잠정 결정.
통일원측은 북한이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새정부 출범후 오랫동안 예상돼오던 것이었다고 강조.
즉 북한이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9기 5차 회의에서 김일성의 전민족 대단결 10대 강령을 발표하면서 「김영삼대통령의 취임사를 주목한다」는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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