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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덕일씨 진술공개/정씨 “이 고검장에 돈꿔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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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덕일씨 진술공개/정씨 “이 고검장에 돈꿔줬다”

입력
199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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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인정땐 채권·채무관계뿐/「수뢰」 정밀조사 불가피슬롯머신업계에 대한 검찰내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25일 정덕일씨(44·잠실 뉴스타호텔 대표)가 『이건개 대전고검장(52)에게 준 돈은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의하면 정씨는 검찰조사에서 『지난 86년께 이 고검장의 고교 후배 소개로 이 고검장을 알게 됐다』며 『88년께 이 고검장이 「잘 아는 사람이 돈이 필요하니 빌려달라」고 요구해 차용증을 받고 3∼4차례 4억원을 직접 주었으며 그뒤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고검장이 정씨에게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 조성일씨(46·운수업·서울 노원구 상계동)를 전국에 긴급 수배했다.

검찰은 일단 이 고검장이 수뢰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형식을 취한뒤 자금추적을 피하려고 조씨에게 빌려주는 형식으로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계좌추적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 고검장이 정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던 검찰이 이날 갑자기 「빌린 돈」이라는 정씨 진술을 공개함으로써 이 고검장의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정밀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이날 상오까지만하더라도 「이 고검장이 뇌물을 받고 곧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고검장의 금전 수수액수와 일시 장소가 일부 드러나 곧 확인해주겠다』고 밝혔었다.

또 만약 이 고검장 자신이 검찰 브리핑대로 채권 채무관계 혹은 그 중간소개인 역할만 했다면 적극적으로 언론사 등에 해명했어야 하는데도 이 고검장은 언론사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정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부인만으로 일관했었다.

검찰은 이 고검장과 함께 정씨의 검찰내 배후세력으로 거명돼온 2명의 고검장급에 대해서는 정씨형제 등을 상대로 서로 알게된 경위와 교제정도 등을 집중 추궁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24일 슬롯머신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승희 금천지청장(37)을 서소문 대검청사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지청장이 검찰에서 작성한 자술서를 통해 91년 안기부 파견근무 당시 슬롯머신업자로부터 승용차 1대 등 금품을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지청장의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일단 돌려보내고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1년 김 지청장에게 승용차 1대 등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M호텔 주인 양경선씨(45)가 이날 하오 자진출두함에 따라 양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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