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보고가 지난 20일 보도됐다. 이 보고에 의하면 세계경제는 미국·일본·유럽의 세 기둥에다 중국을 덧붙여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는 중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로 평가돼 왔다.이러한 평가의 변화는 달러로 표시되는 종전의 국민소득 내지 국내총생산(GDP)과는 다른 계산방법을 썼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손쉽게 말하자면 종래엔 달러로 표시했던 소득을 실제로 생산·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비교로 바꾼 것이다. 달러의 숫자가 아니라,그 돈이 갖는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지난해 총생산 규모는 4천억달러에서 4배이상 껑충 뛴 1조7천억달러로 평가됐다. 중국이 누리는 실질적인 경제는 그동안 4분의 1 이하로 평가돼왔다는 얘기가 된다.
중국이 멀지않아 세계의 선두그룹에 끼는 경제대국이 될것이라는 전망은 그동안 여러 전문적 연구자들에 의해 발표돼 왔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최근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이 2010년까지에는 세계의 경제대국 대열에 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선진공업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2000년까지에는 세계 3위,4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MF의 연구보고는 이러한 예측이 실물기준으로 따질 때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음을 말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3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강변의 기적」이네 「선진조국」이네 하는 정치구호에 현혹돼온 우리로서는 새삼 우리 이웃의 거인의 존재에 경각심을 갖지않을 수 없다. 중국은 91년에 수출에서,지난해에는 수·출입을 합친 총 교역량에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1위가 됐다.
우리는 이제 한국이 이룬 것을 이웃 후발국들이 이루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에 눈떠야할 것이다. 더구나 중국은 우리민족과 전통의 뿌리가 같은 문화권에 속해있다. 또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장경제체제를 헌법에 명시했다. 오는 2000년에는 북경에서 올림픽을 열겠다는 야심적인 목표도 설정해뒀다. 군사적으로는 해마다 10%씩 군사비를 늘려 항공함대 창설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신흥공업국」이라는 딱지는 한국만의 특권적 영광이 아니다. 그동안 역대 군사정권이 고도성장을 정권 안보용으로 이용해온끝에 우리는 과소비와 무역적자라는 치욕적인 뒷걸음질을 거듭해 왔다.
한국은 중국같은 후진국을 돕는 선진국쯤으로 생각하는 어이없는 착각을 반성해야 한다. 우리 과제는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함께 다시 뛰는 일이다. 개혁은 그래서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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