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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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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소비예트체제가 붕괴된 이후에도 계속 러시아측의 군비상태를 주시해왔다. 핵관리 문제에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통제상의 「구멍」이 생기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의 자위,러시아 자체의 안존을 보장하여 불의의 국제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석되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미국 자체에도 문제가 생겼다. 미국 군부가 3가지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다고 느끼면서 최근 갑자기 미측의 군내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레스 애스핀 현 미 국방장관이다. 그 3가지 문제란 적정한 부대규모의 유지,장비현대화,그리고 기존 장비로서 실제 작전에 임할 수 있는 속도의 문제 등이었다. ◆그러다보니 마치 국방장관이 예산을 많이 얻기 위해 구실을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애스핀 장관은 예산과 관계없는 문제 2가지를 제시했다. 여성의 직접적 전투행위 참여와 동성연애행위 허용 등의 문제였다. 이 두가지는 군대를 너무 연약하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되는 문제들이었다. 최근 미측의 무력이 소말리아나 발칸지역 등의 인권문제에 결부돼서는 동원되는데에도 군부의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군사비를 줄이겠다는 여러측 의도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 파병에 7억5천만달러,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 유지에 약 1억달러를 소모했고 보스니아지역에 대한 식량·의약품 공수에 또 상당액을 소모한 것이 미국 입장이다. 그러다보면 미측의 권력강화를 위한 자원이 그만큼 삭감됐다는 얘기다. 미측이 중요시하는 작전과 장비를 위한 자원배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은 강력한 전력유지를 희망하고 실무 집행자들은 소말리아·발칸지역에 대한 인권문제에 예산을 빼앗기는데에서 그들이 갈등을 겪는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에선 북측의 핵개발에 대응해야 하고 PKO에 참여해야 하며 군의 기술집단화에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자원소요문제를 겪게 돼 있다. 우리 방위당국이나 대북정책 관계자들이 좀더 폭넓은 안목을 가지기를 요구하는 이유가 그런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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