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언론에는 「일본 포위망」이라는 용어가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올해들어 미국 등 서방제국들이 국제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사사건건 일본을 물고 늘어지면서 일본의 운신을 옥죄어오는데 대한 경계심의 표현인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두가지 현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포위망의 논리를 설명한다.
하나는 러시아 지원을 둘러싼 미국·유럽 등의 일방적 압력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개방을 밀어붙이는 서구제국의 연합전선이다.
일본은 지난달 동경 G7 각료회의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북방 4개섬 문제를 일단 접어두고 거액의 러시아 지원의사를 발표했다. 옐친 정권 붕괴를 우려한 미국·유럽국가들의 성화를 막아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년간 구축해온 대러시아 포위망을 역으로 치고 나온 옐친 대통령의 역포위망에 걸려들었다고 일부 일본 언론은 탄식하고 있다.
지난 14일 캐나다의 토론토에서는 미국,EC,캐나다,일본 등의 4극 통상회담이 열렸다. 회담장에서 미국,EC,캐나다는 한 목소리로 일본이 가장 신경을 써온 금융시장 개방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회담직후 대장성 관계자는 『심한 고립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시장개방문제에서 일본이 더욱 꺼림칙해하는 것은 미 EC 등의 제의로 7월 동경회담전에 4극 통상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한 점이다.
이미 지난달 긴급 개최된 G7 각료회담에서도 러시아 지원문제를 회원국들의 압력에 밀려 양보했던 일본은 4극 회담도 선례를 따르지 않을가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G7 회담 의장국인 일본은 벌써부터 회담의 성공을 담보로 일본시장 개방이라는 「월척」을 노리는 미 EC의 수를 읽어온 터였다.
따라서 포위망에 걸려든 일본은 결국 쌀시장 개방을 강요받게 될지도 모른다는게 일본 언론들의 걱정이다.
세계경제대국으로 자리를 굳힌 일본 언론들의 이같은 주장은 일견 가진 자의 엄살정도로 비치지만 역시 쌀시장 개방으로 고민중인 한국의 입장에서는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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