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개씨 귀경 자택칩거… 혐의내용 부인/정덕일씨처리 서울지검 주장에 “불구속”○…검찰소환조사가 임박한 이건개 대전고검장은 토요일인 22일 하오 집무실을 떠나 귀경,여의도 아파트서 두문 불출 했다.
이 고검장은 23일 하오 본사에 전화를 걸어 『아직 출두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보도된 혐의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고검장은 또 언론의 최근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24일 정상출근,집무한뒤 주말께 있을 검찰의 공식발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고검장 등의 슬롯머신관련 비리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검찰은 침통한 분위기속에 일손을 놓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김태정 대검중수부장은 이 사실이 일부언론에 보도된 22일 하오부터 박종철 검찰총장,김도언 대검차장 등 수뇌부와 잇따라 대책을 논의하면서도 자신의 방에 찾아온 기자들에게 비서를 통해 『지금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않다』면서 면담을 회피,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검찰내 슬롯머신업계 비호세력에 대한 본격수사를 앞두고 검찰수뇌부는 전날에 이어 23일 마라톤대책회의를 연이어 가졌다.
박종철 검찰총장,김도언 대검차장,송종의 서울지검장,김태정 중수부장 등 검찰수뇌부는 이날 대책회의에서 검찰고위간부들에 대한 사법처리문제와 함께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정덕일씨의 구속 여부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씨의 신병처리를 둘러싸고 회의참석자들 사이에 구속과 불구속의 양론의 팽팽히 맞섰으나 직접 수사를 당당한 서울지검쪽의 입장이 강조돼 결국 불구속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세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된 정덕일씨는 22일 하오 박철언의원이 수감된 뒤에도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서 남아 밤을 보냈다.
검찰은 정씨가 『청사밖으로 나가면 기자들의 취재경쟁으로 귀찮은데다 신변안전을 위해서도 청사에 남겠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신병처리방침이 결정되지 않아 내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판명됐다.
○…대검 중수부 과장들은 가급적 의견표현을 삼간채 『도대체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으냐』며 오히려 기자들을 상대로 질문공세를 폈다.
중수부 과장들은 검찰 대선배인 고검장들을 수사하게 된 상황을 인식한듯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거듭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검사는 『검찰내부의 제살깎기는 가급적 빨리 매듭지어야할 것』이라며 『상처가 아물기까지 검찰은 당분간 주춤거릴것』이라고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상했다.
○…지난 3일 정덕진씨를 검거한이래 연일 철야수사를 벌였던 서울지검강력부는 22일 국민당 박철언의원 구속과 정씨기소로 한숨을 돌린듯 23일 소속 검사전원이 모처럼 휴일을 즐겼다.
강력부의 한가한 표정과 대조적으로 송종의 서울지검장은 상오에 대검에서 열린 긴급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대기하고 있던 신승남 3차장과 이번주부터 시작될 검찰내부인사수사에 관해 2시간여동안 얘기를 나눴다.
○…언론에 고검장급 및 부장급검사들의 영문이니셜이 비호세력으로 나올때만 해도 일선검사들은 애써 언급을 회피하거나 언론보도내용을 극구 부인하다가 상황이 달라지자 조금씩 인물평과 결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한 검사는 『검찰이 역시 비정한 조직』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장현규·이영섭기자>장현규·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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