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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떠밀려 수사는 착수했지만…/검찰 “파문 최소화” 내부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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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떠밀려 수사는 착수했지만…/검찰 “파문 최소화” 내부방침

입력
199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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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처리」 보도에 곤혹표정/“시중에 나도는 얘기 소문일뿐” 여운/슬롯머신 관련 검찰 배후수사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53·구속)의 검찰내부 배후인사 자체수사에 착수한 대검은 22일 구체적인 명단과 함께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검찰은 비록 여론에 떼밀려 수사는 시작했지만 집안식구를 조사해야 하는 일이 내키지 않아 그 파문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따라서 수사결과 일부 검찰 간부들의 비위사실이 드러나더라도 해임 등 엄중문책 정도로 매듭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던 검찰은 수사 첫날부터 「구속」 「사법처리」 등의 용어들이 언론에 등장하자 당황해하며 긴장감이 더해가고 있다.

박종철 검찰 총장은 이날 상오 9시 정례 간부회의에서 검찰의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데 이어 하오에는 송종의 서울지검장과 김태정 중수부장을 총장실로 불로 장시간 구체적인 수사계획 등을 숙의했다.

이날 상오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대검의 검사장급 간부들은 여전히 침통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선배나 동료의 뒤를 캐는 이번 수사 특성상 과연 누가 나서려하겠느냐며 난감해했으나 결국 박 총장이 『내 스스로 모든 비난과 섭섭함을 감당할 것』이라고 단안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 서울지검장은 하오 1시께 대검에 도착,김도언 대검 차장실에서 김 차장과 단둘이서 2시간여동안 밀담을 나눈뒤 하오 3시께부터는 박 총장실로 가 하오내내 자리를 뜨지 않아 무언가 심상찮은 얘기들이 오갔음을 암시했다.

김태정 중수부장은 총장실에서 박 총장,안 검사장 등과 밀담을 나눈후 당초 갖기로 했던 기자간담회마저 취소,보안에 각별히 조심하라는 언질을 받았음을 암시했다.

대검 중수부 소속 과장들은 이날까지 『아직은 구체적 수사계획이나 범위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수사착수 사실을 부인했으나 김 중수부장을 비록,과장들 전원이 늦게까지 남아 기초 수사자료 등을 검토하는 모습이었다.

대검 중수부는 서울지검 홍준표검사가 중수부에 배속돼 검찰 내부인사 수사에 가담하기전에 홍 검사로부터 기초자료를 넘겨받기로 했다.

한 대검 관계자는 『어차피 수사가 시작된 이상 홍 검사가 이미 많은 부분을 조사해놓았으면 좋은텐데…』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다른 대검의 한 간부는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은 대부분 소문에 불과한 것』이라며 『벌써부터 사법처리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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