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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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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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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신청을 해놓고 있는 (주)한양은 판도라상자다. 주거래은행,자재공급 및 하도급업체(5천개),임직원(2만명),입주예정 아파트 계약세대(1만3천8백85세대)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손실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대기업 경영주의 경영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실증해준다 하겠다. ◆강남지역 아파트단지 건설이 붐을 이루었던 70년대 하반기 한양은 현대건설과 더불어 아파트 건설업계의 정상이었다. 한양이 짓는 아파트는 강남이건 여의도건 인기가 높았다. 그만큼 제품의 품질이 좋아서 아파트의 KS품목이나 다름 없었다. 기업도 일취월장했다. 그러던 기업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처절하게 몰락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배종렬회장은 그 자신이 사업을 일으켰다가 망쳐놓은 장본인이다. 그는 경영부실에 대해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할 것이다. 한양이 경영난을 겪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주택사업 실패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86년 9월 정부의 중동건설 수출정리와 관련하여 산업합리화조치로 금융기관 여신 3천3백45억원을 5년간 유예받고 신규여신 1천3백억원을 지원받았다. 파산을 면한 것이다. 한양은 91년엔 산업합리화 자금상환을 다시 5년간 연장받았다. 92년에는 민자당 가락동 연수원 부지 매입시도와 관련,정경유착의 의심을 받기도 했다. 배 회장은 5·6공에서 「로비의 귀재」라는 평판을 얻었다. 새정부에 대해서는 신통력을 잃은 것 같다. ◆한양의 주거래은행인 상은이나 감독관청인 건설부는 한양의 부실경영을 왜 지금까지 방치해뒀는지 모르겠다. 이것도 정치적인 비호세력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의심이 간다. 상은이 한양에 물린 돈은 산업합리화자금,지급보증(4천3백억원) 등을 합쳐 모두 9천1백10억원.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이자수입 손실만도 연 5백억원대라고 한다. 경영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대로 넘기기에는 파급영향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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