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 경정 처리 떼밀기/하종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 경정 처리 떼밀기/하종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5.22 00:00
0 0

슬롯머신사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납득못할 수사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물이 신길룡경정(57)이다.33년 수사관 경력에 청와대 파견근무만 6년이 넘는 자타 공인의 베테랑 수사관 신 경정은 비호세력 연루설에 폭로극까지 연출하면서 검경 양측으로부터 골칫덩어리 「뜨거운 감자」로 취급받았다.

신 경정은 19일 언론에 『정계 안기부 검·경 예비역 장성 등 20여명이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의 배후세력』이라는 요지의 폭로를 한뒤 이튿날 아침 일본으로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자신이 창설멤버로 일한바 있는 경찰청 수사2과에서 철야조사를 받은 신 경정은 『정씨가 자신의 비호세력으로 거명한 전·현직 검찰 간부 5명과 전직 경찰 총수 1명의 이름만을 알고 있을뿐』이라며 폭로내용과 동떨어진 진술을 되풀이 해왔다.

경찰 인사로는 전직 경찰 총수 1명만을 거명했을뿐 현직 인사의 이름이 나오지 않자 경찰은 『신 경정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공개한 것이 아니어서 범죄혐의가 없다』며 은근히 검찰에서 신씨를 데려가 조사해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몇차례 비공식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검찰은 그들대로 신씨 조사는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 『경찰에서 사법처리가 끝난후에 조사하면 될 것』이라며 수사의지 자체를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검찰 인사들이 다수 들어있기 때문에 입장이 난처할 것』이라는 해석을 달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봐란듯이 천기호씨를 잡아넣을 때는 언제고 거명된 검찰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왜 손도 대지 않는거냐』

경찰도 크게 할말은 없을듯하다. 신 경정은 경찰청사로 연행된 직후 1시간여 청사내에서 행방불명됐다 나타났다.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명쾌한 해명이 없었다.

뒤늦게 나마 검찰에 넘겨진 신 경정 수사는 이러한 수사주체에 대한 불신과 의혹부터 푸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