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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없는 수사” 대통령 지시에/검찰 “침울”… 대책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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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없는 수사” 대통령 지시에/검찰 “침울”… 대책마련 분주

입력
199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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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간부회의… 「자체 사정」 논의/“이젠 홀가분,철저규명” 반응도김영삼대통령의 슬롯머신 스캔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지시가 떨어진 21일 검찰은 시종 긴장과 함께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박종철 검찰총장은 하오 3시께 이례적으로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그동안 언론에 거명된 10여명의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명단을 구체적으로 확인해가며 검찰 자체 수사방향과 이에 따른 파문을 최소화할 대책 등을 숙의했다. 박 총장은 회의를 마친뒤 기자들에게 슬롯머신업계 대부 정덕진씨(53·구속)의 비호세력으로 거론돼온 전·현직 검찰인사들에 대한 대검의 본격 수사착수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는 서울지검이 못미더워서가 아니라 더이상 방치할 경우 불신감만 증폭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또 『한점 의혹없이 수사해 하루빨리 진상을 밝히겠다』고 다짐하면서도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착잡한 심경을 피력했다.

검찰은 슬롯머신업계 유착인사 자체 수사외에도 일반 직원에 대해 현재 진행중인 강도높은 대검 종합 감찰결과를 오는 6월초께 발표할 예정이어서 일반직까지 아울러 긴장하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이 모든 것이 슬롯머신사건의 잦은 수사정보 유출 등 검찰이 스스로 집안단속을 잘못한 결과』라며 『그렇다고해서 유착설만으로 선배·동료들을 조사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는 빚이 역력했다.

서울지검의 검사들은 자체 사정지시가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3∼4명씩 부장검사실 등에 모여 사정의 강도와 파장 등을 전망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일부 검사들은 80년도 신 군부정권에 의한 숙정 때보다 이번 자체 사정의 강도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점치기도 했고 또다른 검사들은 인사파동까지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검사들은 대부분 이번 사정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였지만 이를 계기로 검찰이 받아온 불신과 오명을 깨끗이 씻고 명예를 회복,국민의 신뢰를 받는 최고의 수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부 소장검사들은 『수사결과 검찰내에 정씨 비호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검찰은 위상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거명돼온 몇몇 전·현직 간부들이 희생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또다른 일부 소장검사들은 『이번 기회에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내 깨끗한 사람까지 공연한 오해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 슬롯머신 수사검사는 『여론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검찰 고위층으로부터도 철저한 수사지시가 내려져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며 『기필코 배후를 낱낱이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수사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어서 동요기색이 다소 덜했지만 저마다 일손을 놓고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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