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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본격화” 정치권 긴장/임시국회 폐회… 「보호막」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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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본격화” 정치권 긴장/임시국회 폐회… 「보호막」 사라져

입력
199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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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 연루 더 있다” 구체화/“구여 물갈이”등 수사확대 조짐정치권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재산공개 파문이후 비켜가는가 했던 사정의 태풍이 또 한차례 정치권을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슬롯머신 사건과 동화은행사건의 수사반경이 점차 확대되면서 그동안의 정치인 연루설이 하나하나 가시화되고 있다. 박철언의원의 사법처리가 기정사실화되어 있고 검찰의 소환을 받을 예정이던 이원조의원은 도피성 출국을 했다. 이런 가운데 슬롯머신사건에 연루된 정치인이 박 의원외에 더 있다는 정보가 여권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임시국회가 20일로 폐회됨에 따라 일시적이나마 사정바람의 영향권에서 정치권을 지켜주던 「보호막」이 사라지게 됐다. 정치권에 대한 사정작업이 다시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여야 정치인들을 위축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사정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근심스럽게 바라보는 쪽은 역시 구 여권,즉 민자당내 민정계 인사들이다.

이와관련,민자당내에서는 오는 6월11일 실시되는 3군데의 보궐선거를 의미있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3곳은 모두 재산공개 파동으로 출신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한 지역이다. 이들 사퇴한 의원들은 전부 민정계 출신이다. 반면 보궐선거에 공천된 인사들은 한결같이 골수 민주계이거나 민주계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민자당내 「물갈이」 작업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법하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민자당내 주류인 민주계측은 즉각 반론을 제기한다. 한 민주계 당직자는 『목표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사정은 없다』면서 『수사가 진전되다보면 정치인이 연루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성역없는 사정이라는 원칙에 따라 처리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정치권에 대한 수사확대를 박철언의원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정치보복이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정치인들도 이 사건처리에 포함시키려 한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분석은 지난 18일부터 급속히 바뀐 여권내부의 반응에서 도출된다.

박 의원 관련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18일 민자당의 황명수 사무총장은 『내가 파악하기론 박 의원외에 정치권 관련인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보복수사」임을 주장하는 등 나름대로 반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여권의 반응은 달라졌다.

지난 19일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슬롯머신사건에 관련된 정치인이 더 있다』고 밝혔고 이같은 수사상황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원조의원이 출국과 여권에 대한 「방조」 의혹도 이같은 수사확대에 일조를 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 슬롯머신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거명되는 민자당 인사는 4∼5명선. 모두 민정계 출신이며 중진급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도 3∼4명이 거명되고 있으나 민자당 의원들보다는 관련정보가 미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수사의 영향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민자당 의원들이나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민주당 인사들도 사정태풍이 정치권에 몰아칠 경우 빚어질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임시국회를 통해 가까스로 정치력을 회복해가고 있는 정치권이 또 다시 위축을 겪게 되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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