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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일씨 비밀출두 검찰과 「뒷거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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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일씨 비밀출두 검찰과 「뒷거래」 의혹

입력
199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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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배후수사 어디까지 왔나/신 경정 「비호검찰」 거명에 수사진 긴장/인기여자탤런트 소환설로 한때 소동○…검찰이 탈세혐의로 수배했던 정덕진씨 동생 덕일씨(44)를 19일밤 비밀리에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자격으로 소환,조사를 벌이자 검찰과 정씨 형제간에 모종의 흥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검찰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덕일씨는 정씨 형제 재산관리인역과 대외로비창구로 서울 송파구 석촌동 뉴스타호텔 슬롯머신업소 등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지난 8일 서초구 양재동 H빌라 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국민당 박철언의원(52)을 사법처리할 만한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자 「박 의원에게 5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대신 덕일씨를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하고 면죄부를 내준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9일밤 덕일씨의 출두사실이 신승남 서울지검 3차장,송종의 서울지검장,대검 고위간부들에 즉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검찰 내부의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 차장은 『덕일씨가 19일밤 출두했지만 매일 상오 8시20분께 검사장이 대검에 보고하는 시간이 있는 만큼 미리 보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심지어 나도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와관련,검찰 내부에서는 『6공실세인 박 의원을 사법처리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로 이번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할 때 당연히 총장 즉보사항』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씨형제 비호세력으로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자 검찰은 『언론이 무슨 근거로 그같은 보도를 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경찰 안기부,심지어 국회의원까지 구속되거나 소환조사받는 마당에 검찰내부의 관련인사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가 실시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소문만 갖고 수사할 수 있느냐』 『구체적인 정보를 달라』는 등 원칙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그러나 20일 청와대 사정비서실에 근무했던 신길용경정(57)이 검찰내 비호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한뒤 검거되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에 19일 하오 인기탤런트 H양이 참고인자격으로 소환됐다는 소문이 퍼져 이를 확인하느라 기자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였으나 헛소문으로 판명됐다. 소동은 검찰이 박 의원의 여자관계를 조사한뒤 발목을 잡아 혐의를 자백받으려한다는 그럴듯한 유언비어에서 발단됐는데 검찰은 『탤런트를 소환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부인했다.

○…엄삼탁씨(53)는 20일 하오 2시15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전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잠시 만나 『정씨에게 공갈한 사실이 없다』며 『진실은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영장혐의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엄씨는 그러나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응답,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틀째 철야조사를 받았던 엄씨는 조사를 받는동안 작심이나 한듯 자신에게 오히려 유리한 질문까지도 부인했다고 수사관이 전했다.

○…엄씨형제들이 슬롯머신업소를 통해 벌어들인 검은 돈과 비호세력들에게 상납한 로비자금이 입출금 된 계좌의 가명이 「이일호」 「이이호」 「이삼호」 등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형제들은 처음에는 「김철수」 「무명씨」 「홍길동」 등 금융기관에서 흔히 쓰는 가명으로 거래했으나 사업이 번창하고 돈세탁의 필요성이 커지자 가명계좌가 부족,가장 흔한성에 숫자만 붙여 가명계좌를 개설했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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