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도 「통합열차」 동승할듯/덴마크 비준이후 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도 「통합열차」 동승할듯/덴마크 비준이후 전망

입력
1993.05.20 00:00
0 0

◎반대여론 거세 진통… 앞길 아직 안개속덴마크가 18일의 2차 국민투표에서 마스트리히트조약을 비준함으로써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중 영국을 제외한 11개국이 비준을 마쳤다. 심각한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영국도 덴마크의 결과에 따라 곧 비준절차를 마치고 유럽의 정치경제 통합을 지향하는 「마스트리히트 열차」에 동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지난해 6월의 1차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51%의 반대로 비준을 거부했었다. 덴마크는 마스트리히트조약중 단일통화와 공동방위정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유보조항을 추가해 이번엔 56.8%의 찬성을 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날의 결과로 험난한 과정을 거쳐온 마스트리히트조약 비준작업은 일단 큰 고비는 넘기게 됐다. 이번에도 덴마크 국민들이 비준을 거부했더라면 영국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고 12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은 사실상 좌절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가결로 마지막 남은 영국도 비준절차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국은 20일 하원에서 비준투표를 실시하는데 유보조항없는 적극적 통합을 주장하는 노동당이 기권을 결정해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심의과정에서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등 통합반대파들이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지연작전을 쓸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하반기중 영국도 모든 비준절차를 마칠 것이 확실시 된다.

하지만 덴마크의 비준으로 유럽통합의 전도가 순조로울 것으로만 해석하기는 이르다.

유럽의 정치 경제통합을 통한 「하나의 유럽」을 목표로 지난 91년 12월 채택된 마스트리히트조약의 핵심은 단일통화다. 영국과 덴마크가 단일통화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당초 목표였던 12개국의 완전한 통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많다.

당초 92년말까지 비준을 마치기로 했던 각국 정상들의 합의가 국민들의 의사확인 과정에서 지연될 수 밖에 없었던 사실도 통화작업이 순조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국민투표를 통해 적지않은 국민들이 마스트리히트조약이 내건 유럽통합에 반대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영국도 여전히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합의 주도세력인 독일조차 마르크화를 버리고 새로운 유럽단일통화를 채택한다는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의 이상과는 달리 국민들의 상당수는 정치경계적으로 통합된 「유럽연방」에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같은 국민들의 뜻은 늦어도 99년까지 단일통화와 공동의 외교방위정책을 통해 거대한 유럽을 건설하겠다는 정치지도자들의 이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비준과정에서 확인된 민의를 무시하고 무조건 앞장서 나가기는 어렵고 어느정도의 민의수렴 및 설득과정이 꾸준히 병행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마스트리히트조약이 상정한 통합작업은 일정보다 다소 늦어지거나 통합의 내용 자체도 일부 수정될 가능성마저 있다.<런던=원인성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