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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으로 정덕진수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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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으로 정덕진수사 마무리”

입력
1993.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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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엄삼탁씨 소환 검찰 주변/“배후 이 정도면 충분” 여론에 눈치/엄씨 혐의 부인불구 검찰은 “느긋”○…엄삼탁 병무청장을 18일 소환,조사중인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이제 박철언의원만 끝내면 한숨 돌리게 될 것 같다』며 정덕진씨 비호세력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돼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홍준표 주임검사는 『엄,박이 누굽니까. 6공의 최고 실력자들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면서 『배후세력 수사가 이 정도면 충분히 된 것으로 보이는데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느냐』고 수사를 종결할 뜻을 강하게 풍겼다.

검찰은 그러나 당초 비호 배후세력을 모조리 밝혀내겠다고 호언 장담했던 것을 의식한 듯 여전히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6공 TK세력의 상징적 인물이던 박 의원의 사법처리가 기정사실화 되자 검찰주변에선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옛말을 읊조리며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한다는 표정들이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6공 초반에 위세당당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현재의 박 의원은 측은하기까지 하다』며 『세상이 크게 변한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최근 사법처리 됐거나 진행중인 천기호치안감 엄 청장 박 의원 등이 모두 TK출신인 점을 들어 『TK 수난시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검찰은 하오 10시께 수사보안을 의식한 듯 엄씨를 11층 특별조사실로 옮겨 철야조사를 강행했다.

검찰은 출두 직후부터 엄씨를 특조실에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정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어서 두사람이 급작스레 맞부딪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씨가 서울구치소로 떠난 직후 조사장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엄씨는 예상대로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밤 『엄씨가 혐의사실을 1백%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느긋함을 견지,확실한 물증을 확보했음을 암시했다.

○…이날 하오 5시5분께 서울1 가5875호 검정색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서울지검 청사에 자진출두한 엄씨는 사진기자에게 포즈를 취하면서 잠시 당황하는 듯 했으나 이내 자세를 고쳐 여유만만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주무검사인 10층 김진태검사실로 가 철야조사를 받았다.

엄씨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한동안 묵묵부답이었으나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하느냐』 『정씨를 아느냐』 『안기부 재직시절 폭력조직과 관련이 있었느냐』는 등 질문에는 『정치보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정씨와는 관계없고 폭력조직과도 관련을 맺은 적이 없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유창종 서울지검 강력부장은 17일 밤 일부 방송뉴스를 들은 뒤 기자들에게 『어느 정신나간 후배검사가 선배검사의 예금계좌를 추적할 수 있겠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유 부장검사는 이날밤 「한 시중은행이 검찰 고위간부 2명의 예금계좌 추적을 의뢰 받았다…」 「정씨가 안기부·경찰·검찰직원 30여명에게 금품을 정기 상납했다…」는 등의 방송보도가 나간 직후 기자들이 이를 확인하려 하자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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