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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물가안정 “아직 안개속”/신경제 100일계획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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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물가안정 “아직 안개속”/신경제 100일계획 중간점검

입력
199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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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분위기」 조성불구 대기업 관망/잇단 활성화 조치 「거품」 부추길까 우려「신경제 1백일 계획」에 대한 중간평가는 일단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신경제 1백일 계획」의 최대성과는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국내경제에 「움직이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신경제 1백일 계획」이 겨냥하고 있는 설비투자 활성화와 물가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는 아직 가시권안에 들어 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통화 확대공급·재정 조기집행 등 강도높은 경기활성화 조치가 설비투자 확대로 연결되지 않고 자칫 물가불안을 부추길 경우 거품경제를 다시 일을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도면밀한 정책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경식부총리는 17일 하오 청와대에서 전 국무위원과 각계대표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경제 1백일계획 50일 중간추진상황 보고대회」에서 『경기활성화 중소기업 구조개선 등 7대 중점과제가 당초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특히 『우리경제에 「움직이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나 지표상의 경제활성화 효과는 「1백일 계획」의 파급효과가 현장에 파급되는 하반기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의 고민은 경제활성화의 핵심인 설비투자가 아직도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또 신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려지는 물가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이 부총리는 이와 관련,『중소기업의 구조조정 자금이 이달들어 12일까지 5백88건에 4천82억원이 신청되는 등 중소업계의 호응이 높다』며 『대기업들의 투자도 엔고현상과 임금·금리·안정 등에 따라 하반기부터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금리인하,통화 확대공급,규제완화,재정 조기집행 등 강도 높은 각종 활성화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벌그룹 등 대기업이 설비투자에 있어서는 여전히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부총리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 김 대통령도 이에대해 『각종 경기활성화 시책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신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물가문제도 심상치 않다. 소비자 물가가 올들어 4월까지 3.3% 상승한데 이어 이달 5일에는 0.4% 더 올라 전체적으로 3.7%의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물가정책의 마지노선이라할 정부의 연말억제 목표선(4∼5%)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수준이다. 정부가 임금상승 억제,공산품가격 동결 등 강력한 고통분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불구,물가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신경제 1백일 계획으로 총통화(M2)가 2조4천억원이나 공급되는 등 통화관리가 불안하고 이같은 요인 등을 감안할 때 금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전망치(5.3%)를 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의 건설경기회복을 계기로 건축자재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 일고 있기도 하다. 김 대통령도 이날 『경제부처장관들이 가격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재삼 검토해 보라』고 물가정책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재계에서 신경제정책의 기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독자적인 견해를 발표하고 있는 것과 관련,『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신경제 5개년계획위원회 등의 공식기구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정부도 부처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하라』고 지적했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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