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20일께·엄,오늘중 소환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53·구속) 스캔들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7일 국민당 박철언의원(52)과 엄삼탁 병무청장(53·전 안기부 기조실장)이 지난 90년 덕진·덕일씨(44·서울 뉴스타호텔 대표·수배) 형제로부터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비조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정씨로부터 2억원을 받은 것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엄 청장을 18일 소환,조사키로 하고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은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20일이후 소환할 방침이다.★관련기사 3·30·31면
검찰은 이들의 혐의사실이 확인되면 엄 청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박 의원은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각각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의원은 90년 10월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정·관계 유력인사들에게 로비중이던 정씨 형제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홍성애씨(43·여·전 생활체육 전국스케이팅연합회장)를 통해 5억여원을 전달받았다는 것.
검찰은 정씨로부터 홍씨 집에서 박 의원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지난 13·14일 홍씨를 소환,조사한 끝에 자금전달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따라 지난 15일 서울형사지법에서 공판 기일전 증인신문을 통해 정씨와 홍씨의 진술을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에 의하면 홍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농상사라는 화장품 판매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치권의 전·현직 고위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엄씨도 정씨 형제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계좌 추적결과 2억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엄씨가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재직중이던 90년 5월 13억원에 사들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97의 13 대지 2백40평 건평 1백86평짜리 2층 건물(현 동경가든 음식점) 매입자금 출처를 추적하다 거액이 정씨 계좌로부터 입금된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해 그동안 5·6공 실세들에 대한 비리수사가 진행돼왔음을 암시했다.
◎박·엄씨 혐의 부인
박철언의원은 17일 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홍씨를 우연히 알게 돼 몇차례 만난 일은 있지만 청탁이나 돈을 받은 일은 전혀 없다』고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검찰의 소환이 있으면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엄삼탁 병무청장도 『정덕진씨 형제를 전혀 알지 못하며 안기부 기조실장일 때 세무조사 무마 등의 부탁을 받거나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엄 청장은 사퇴설에 대해 『잘못이 없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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