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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수사/정치권 “올 것이 왔다” 비상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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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수사/정치권 “올 것이 왔다” 비상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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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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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바람속 계속 거명·수뢰설/민자,「정치보복」 우려 언급 삼가「6공의 황태자」로까지 불렸던 국민당의 박철언의원이 드디어 몰락하는 것인가.

계속되는 사정바람속에 끊임없이 사법처리설의 대상으로서만 거론됐던 박 의원이 슬롯머신업계 비리와 관련됐다는 혐의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그의 향후 입지와 정치권에 미칠 피장 등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정덕진씨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박 의원의 관련설이 나돌기는 했으나 임시국회가 끝나면 검찰이 소환할 방침이라는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평소 스스로를 『황량한 들판위를 홀로가는 심경』이라고 표현해왔던 박 의원은 물론 자신의 뇌물수수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검찰수사의 방향이 자신에 대한 정치보복과 정치적 제거를 위한 의도적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현재 검찰이 박 의원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혐의사실은 지난 90년 10월 정덕진씨의 동생 덕일씨(수배중)가 홍성애씨를 통해 슬롯머신업소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조로 5억원을 건네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한 증거로서 정덕진씨와 홍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고 수표추적작업을 통해 물증확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씨 형제와는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사이로 누구를 통해서도 전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제의 홍여인에 대해서도 『햐얏트호텔 헬스클럽에서 몇번 보고 알게돼 다른 회원 7∼8명과 두어차례 평창동 홍씨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한 적이 있다』며 『홍씨에게서 부탁이나 돈을 받기는 커녕 개별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측은 이날 각 언론사에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돈을 건네받았다는 90년 10월은 3당 합당후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표와의 갈등으로 정무장관에서 물러난뒤여서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이었다』며 『때문에 당시에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때였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검찰에서 소환할 경우 떳떳이 응하겠다』면서 『사실관계가 곧 드러나겠지만 정씨나 홍여인이 나를 팔고 다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또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엄삼택 병무청장과 박 의원이 세칭 「공안세력」으로서 정씨 형제들과 줄을 대고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역시 박 의원측은 부인하고 있다. 한 주변인사는 『박 의원이 안기부를 떠난지 7개월뒤인 88년 10월 엄 청장이 안기부장 국방보좌관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같이 근무한 적도 없고 개인적 친분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특히 『지난 90년 입시에서 둘째딸이 낙방한 사실을 알고 경원대측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었으나 박 의원이 화를 내며 거절한 적이 있다』면서 박 의원이 깨끗한 처신을 해왔음을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측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언젠가는 걸리게 될 것』이라고 예견해왔다. 그래서인지 부산도청사건,용팔이사건,최형우의원 아들 부정입학 폭로사건,안영모 전 동화은행장 사건 등 일이 터질 때마다 박 의원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민자당내의 민주계 인사들은 『정치보복의 인상을 줄 우려만 없다면 박 의원은 벌써 사법처리됐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적대감」을 감추지 않아왔다.

실제로 90년 1월의 3당 통합이후 지난 대선에 이르기까지 박 의원은 줄곧 김영삼대통령과는 반대의 입장에 서왔다. 최근에는 또 『개혁이 사람을 망신주고,가두고,목을 치는 것으로 투영될 경우 단기적으로 속 시원해할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임기가 끝난후 나오는게 아니냐』는 등 미움살만한 말들을 많이 했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민자당 당직자들은 박 의원에 대한 수사에 정치적 복선이 깔렸다는 인상을 줄까봐 『수사기관에서 엄정조사후 처리할 문제이지 당과는 하등 상관없는 일』이라며 박 의원의 사법처리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구체적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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