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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침실 파고든 「개방」/성상담 방송프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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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침실 파고든 「개방」/성상담 방송프로 인기

입력
199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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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R 첫 「모험」… 타지역 확산「침변초초설」.

우리말로 「베갯머리의 속삭임」으로 번역될 수 있는 이 문구는 상해 북경에 이어 중국 제3의 도시인 천진시 인민 라디오방송국이 인기리에 방송중인 성상담프로의 이름이다.

성인층을 겨냥한 이 프로는 「부부 성생활의 금기」 「여성의 불감증」 「아이에게 장면을 들켰을 경우 어찌할 것인가」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북경 상해 항주 등의 방송국들도 앞다퉈 아류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천진 라디오방송국이 4년전 이 프로를 처음 내보낼 때만해도 제작진들은 대단한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으며 「황색방송」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 한편으로 담당자도 전혀 예상치 못한 현상이 벌어졌다. 방송국으로 자신들의 성고민을 해소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가 「눈송이 날리듯」답지한 것이다. 청취자들의 이러한 호응에 「황색방송」이라는 비난은 묻혀졌고 청취율 48%의 인기방송 프로로 자리잡게 됐다.

그동안 보내온 청취자들의 편지중에서 제작진들에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은 광주시 출신의 한 건축공사 인부의 편지다. 이 편지의 주인공은 성생활 불만에 따른 부인의 「구박」에 견디다 못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산동성으로 「도망」 나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 프로를 듣기전까지만해도 자신의 문제를 어디에 호소하여 해결할지를 몰랐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지난 4년동안 이러한 편지가 무려 2만통이나 접수된 것으로 천진방송국은 집계하고 있다.

이 프로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데 대해 천진시의 저명한 성의학자 오계평씨는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성문제를 입에 담는 것조차 꺼려함으로써 이로인한 정신장애와 심리장애가 만연됐다』고 지적하면서 「침변초초설」는 이런 상황에서 일반대중을 상대로 성교육을 실시,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험」으로 시작한 성상담프로가 이제 다른 도시에서도 모방프로가 나올 정도로 유행하는데서 중국 개방의 한단면을 본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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