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들 응당 의법처리해야/정부차원 진상조사 지켜볼 것12·12사태의 제일 피해당사자인 정승화 전 육군 참모총장(67)은 13일 김영삼대통령이 12·12사태를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한데 대해 『당연한 표현』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씨는 이날 12·12사태에 대한 김 대통령의 입장이 발표된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아파트 2동 406호 자택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군사반란인 12·12사태의 관련자들은 응당 법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차원의 진상조사 및 관련자들의 처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2·12사태 당시 계엄사령관겸 육군 참모총장이던 정씨는 계엄사령관 직속기구인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관들에게 강제연행된뒤 내란방조죄로 구속기소돼 80년 3월 국방부 계엄 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관할관의 형량확인과정에서 7년으로 감형,형이 확정됐었다. 군적 박탈과 함께 보충역 2등병으로 강등되기까지 했던 정씨는 80년 6월10일 형집행 정지로 석방됐다가 81년 사면·복권됐으며 6공 출범후인 지난 88년 11월 9년만에 육군 대장계급을 회복했었다.
정씨는 지난 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당시 통일민주당에 입당,김영삼후보를 지원하기도 했으며 88년 국회 광주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12·12사태를 「군사반란」으로 규정,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씨는 현재 대치동 아파트에서 부인 신유경씨와 함께 살고 있으며 특별한 사회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대통령이 12·12사태를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12·12사건의 진상규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은.
『당연한 성격규정이라고 생각한다. 차제에 일부 정치군인들의 정권욕으로 빚어진 12·12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범법사실에 대해 응분의 단죄를 함으로써 군의 기강확립과 함께 명예회복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하극상이라는 표현에는 조금 이의가 있다. 지휘관의 합법적인 명령에 의하지 않은채 무장을 하고 불법적인 군사행위를 한 것은 어디까지나 군형법상 군사반란행위다』
12·12사태 관련자들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다. 아주 사소한 범법행위도 법에 의해 처벌받는데 국법질서를 어지럽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응당 법에 의해서 정당한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12·12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법대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는가.
『현 정부는 30여년만에 들어선 문민정부이다. 국리민복과 사회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믿는다』
일부에서는 12·12사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개혁작업에 부담을 주게 된다는 우려도 있는데.
『군의 지휘계통을 송두리째 뒤엎고 국헌을 문란시킨 엄청난 사건을 그대로 두고 무슨 개혁을 할 수 있는가. 12·12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관련자 단죄는 개혁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2·12사건의 핵심적 관련자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처벌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우선 범법행위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후 그들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만약 정부에서 12·12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개인적으로 고소 등 법적인 대응을 할 생각인가.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한 성격규정을 올바르게 하고 나선 만큼 우선 정부의 조치를 지켜보겠다. 당장은 개인적으로 법적인 대응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 등이 개별적으로 12·12사건 관련자들을 상대로 「군사반란죄」 등 군형법상의 죄목으로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들은 불법적인 쿠데타를 진압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커다란 죄의식을 갖고 있다. 그들은 진실을 밝히고 불법행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함으로써 국민에게 사죄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마음으로는 그들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군의 개혁방향과 관련해 김 대통령에게 자문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때는 부도덕한 군사정권이 더이상 연장돼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김영삼후보를 지원했으나 선거후 당고문을 그만둔뒤 지금은 일체 정치권과 관계하지 않고 있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