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포트,선거방해 게릴라작전/훈센파등만 참여 「반쪽」 우려유엔의 개입으로 파란불이 켜졌던 캄보디아사태가 다시 빨간불로 변하고 있다.
유엔의 주관하에 오는 23일∼28일 실시되는 총선에 손 산파마저 11일 불참을 시사,정국불안을 가중시킨 것이다. 또 이미 크메르 루주는 오래전부터 총선거부를 선언,사실상 전쟁을 선포한채 총선 무산을 위해 연일 무장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유엔평화유지군측도 훈센 정권 등 총선참여 정파에 거두어 들였던 무기를 다시 돌려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캄보디아 사태는 다시 내전상태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총선이 무난히 치러질 수 있을 것인지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칼자루를 쥔 세력은 유엔의 평화노력을 거부한 크메르 루자다.
적어도 1만2천명의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있는 크메르 루주는 보석과 목재가 풍요한 캄보디아 북서부 태국과의 국경지대의 상당히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 결코 만만치 않다. 크메르 루주는 평화협상에서 공식 이탈한후 지금까지 유엔평화유지군 및 관계자 56명을 살상한 만큼 총선을 앞두고 무차별적인 총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하다.
크메르 루주의 대부인 폴포트는 최근 북경에서의 은둔생활을 끝내고 자파의 요새,프놈 말리이지역의 밀림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다. 수수께끼의 인물인 폴포트는 밀림복귀와 동시에 이름을 「라무트」로 바꿨다.
이는 게릴라전의 본격적인 재개를 알리는 증좌다.
캄보디아엔 관광객이 끊기고 2만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은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유엔군측은 크메르 루주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0여대의 헬기편대를 배치하고 미국은 6천5백벌의 방탄조끼와 1만개의 전투용 헬멧을 공수하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캄보디아 사태는 2개의 시나리오로 전망해 볼 수 있다.
낙관 시나리오는 20개의 정당이 참가,1백20석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이 평화롭고 공정한 분위기속에 등록유권자 4백76만명중 70∼80%가 참가,새로운 민주합법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다. 비관시나리오는 폭력이 난무,총선이 사실상 무산되는 것이다. 현재로는 누구도 자신있게 예측하기 어렵다.
유엔평화유지군의 한 고위관계자는 『낙관과 비관시나리오의 중간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당국은 총선에 등록유권자의 70%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보고 안정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결과는 예측불허다.
정치분석가들은 크메르 루주측이 아무리 방해공격을 펴도 총선은 어떤 모양으로든 치러져 새정권이 출범하는 구도속에서 다시 혼란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 인민당(CPP),시아누크공의 아들인 노로돔 라니리드공의 훈신펙(Funcinpec),그리고 총선 참여가 불투명한 손 산의 불교자유민주당(BLDP) 등 3대 정파 가운데 승자는 당연히 훈센 또는 라니리드공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행정력과 5만명의 정규군을 장악하고 있는 훈센 총리,1만5천∼1만8천명의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니리드공 가운데 누가 정권을 장악하든 혼란은 쉽게 종식될 것 같지 않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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