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9백여만원… 지난 6일 제막/“이 열사에 먹칠” 사업회 허탈지난 6일 독립기념관에서 이준 열사어록비 제막식을 가진 이준열사 기년사업회는 요즘 낭패감에 싸여 있다. 슬롯머신사업을 벌이며 정·관의 비호아래 탈세행각을 벌인 정덕진씨(53·구속)의 3형제중 로비스트로 알려진 막내 정덕일씨(44·수배중·뉴스타호텔 대표)가 어록비 제작비 전액을 대줬기 때문이다.
슬롯머신으로 번 「검은 돈」이 구한말 일제의 폭압적인 조선강점을 전세계에 알리려다 할복자결한 애국지사 옥비 제작비에 쓰였다는 사실에 기념사업회는 유구무언일 따름이다.
이 열사 어록비 건립은 55년 태동한 기념사업회의 오랜 숙원으로 지난해 6월 정기총회에서 의결됐다. 하지만 유력한 독지가가 없어 지지부진하던중 함남 북청 출신인 이선준기념사업회장(71)이 돌린 건립취지문을 본 정씨의 어머니 차동수씨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차씨는 함경남도 중앙도민회 자문위원이자 북청군민회 부회장. 그는 『고향출신 애국지사의 어록비가 없다니 내가 자식들에게 애기해 어록비 제작비를 대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3차례에 1천9백만원을 희사했다.
높이 3·9m,폭 3·6m,무게 20톤인 단양화강암으로 만든 어록비가 제막되던 지난 6일 참석인사들에게 배포된 팸플릿에는 차씨의 요청으로 정씨가 제작비를 「헌성」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 열사가 헤이그로 떠나기전 YMCA 강당에서 행한 「생존경쟁」이라는 제목의 연설 일부분을 인용,「땅이 작고 사람이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라고 적힌 이열사 어록비.
이 회장은 『이제야 이 열사의 애국정신이 빛을 보는구나하고 생각했다가 그 사람(정씨)이 어떤 인물인가를 언론을 통해 알게 되면서 허탈한 심정을 뭐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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