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양 폭발물등 증거 포착/확인땐 “보복공습·후세인 축출”이라크정부가 지난달 쿠웨이트를 방문중이던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속속 제시됨에 따라 미·이라크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현재 이라크에 CIA와 FBI 조사단을 보내 부시 암살기도설의 진상을 조사중인데 이라크정부 개입사실이 최종 확인될 경우 대규모 대이라크 응징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선 이 문제에 대한 미국내 여론은 매우 강경하다. 9·10일 양일간 NBC·CBS TV 등에 출연한 미 상하원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비분강개하면서 만약 부시 암살기도에 이라크정부의 개입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이라크 공습 또는 사담 후세인 축출공작 등 단호한 응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리 해밀턴 하원 외무위원장(민주)은 『전직 미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리처드 루거 상원 의원(공화)은 유엔헌장 51조에 의해 미국이 자위권을 갖고 있다며 이라크측의 국가테러리즘으로 확인될 경우 군사적 응징을 포함한 적절한 보복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4월14일부터 16일까지 걸프전 승전기념 행사 참석차 쿠웨이트를 방문했을 때 이라크정부의 배후조정 아래 부시 암살음모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처음으로 특종보도한 워싱턴 포스트가 제시한 정황증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쿠웨이트정부 발표에 따르면 11명의 이라크 국적인들이 포함된 암살미수범들은 지난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시 도난당했던 차량 2대에 쿠웨이트 번호판을 붙인채 폭발물들을 쿠웨이트 북부 자하라지방을 통해 밀반입했다.
미국측은 이라크정부의 승인없이는 5백50파운드나 되는 막대한 양의 폭발물들이 철통같은 경비망이 펼쳐진 군사지역을 통과하기가 불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암살 미수범들은 또 체포 당시 일반인이 입수하기 어려운 매우 정교한 첨단장비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주미 쿠웨이트 대사인 모하메드 사바씨의 주장에 따르면 암살기도범들의 대장격인 라드 아사드라는 쿠웨이트에서 심문을 받는 과정에 이라크 비밀첩보부대의 현역 대령이라고 실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라크정부는 미국 및 쿠웨이트측이 『이라크를 다시 침략하고 경제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빌미로 삼기위해 날조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워싱턴=연합>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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