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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치안감 전격 소환 의도에 촉각/검착 슬롯머신 수사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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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치안감 전격 소환 의도에 촉각/검착 슬롯머신 수사표정

입력
199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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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소유 추적 「바지사장」만 드러나 “허탈감”/“90년 정씨 세금추징은 국세청과 「협의과세」”○…정덕진씨(53)를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1일 정씨 비호세력 규명에 어려움이 많다고 「엄살」을 부린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천기호치안감(58)을 전격 소환,큰 관심을 모았다.

신승남 3차장검사는 이날 하오 6시께 천씨 소환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소환방침이 결정됐다』고 밝힌뒤 이유에 대해서는 『슬롯머신과 관련됐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특히 천씨의 전격 소환이 정씨를 비호해준 대가로 슬롯머신 업소 지분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검찰주변에선 『천씨의 소환이 비호세력 규명의 첫 단추인지 아니면이를 위한 돌파구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서울시내 슬롯머신 업소의 지분소유 상황을 조사중인 특수부 검사들은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들만 드러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그동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업소와 집을 뒤졌으나 의심이 갈만한 인사들은 이미 잠적해버린 상태여서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지명수배할 수도 없을 지경』이라며 답답함을 털어 놓았다.

한 수사관은 『현재까지 수사한 3∼4명의 바지사장들은 「91년에 지분의 일부를 헐값에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손해만 보고 있다」고 진술하는 등 한술 더 뜨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씨의 공소유지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비호세력 규명에는 ▲정씨의 자백 ▲외부의 결정적인 제보 ▲지분소유 현황에 따른 정씨와의 연관성 ▲자금추적중 한가지가 필요하다고 수사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자금추적과 지분소유자 파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으로 현재 전체작업의 30% 정도가 끝났다』고 물증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비쳤다.

이 관계자는 또 『자금추적 작업이 얼마나 복잡한지 실례를 들어 곧 설명하겠다』고 언급,수사보안을 위한 엄살이 아님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마약담당 검사 2명중 그동안 본연의 업무를 해왔던 손기호검사를 수사진에 보강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0년 정씨에 부과된 1백80억원의 세금추징은 검찰에 고발하지 않는 조건으로 국세청과 정씨가 절충한 「협의과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특명사정반에 파견돼 정씨에 대한 세금 추징작업을 주도했던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정씨가 슬롯머신업계의 또 다른 거물인오모씨 등과 어울려 골프장에서 점당 1천만원 정도의 내기골프를 한다는 정보가 들어와 이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3개월간의 세무조사 끝에 2백여개의 가명계좌를 찾아냈으나 험의사실을 입증키 어려워 「앞으로 10년 동안 오락실 입구에 세무서원을 배치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끝에 「협의」 형식으로 과세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또 당시 국세청이 압수한 정씨의 전화번호부와 업무수첩에는 국회의원과 공무원 등의 이름이 수십명 적혀 있었으며 이들이 현재 언론에 거명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천 치안감은 이날 하오 9시50분께 사진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던 1층 로비를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 특별조사실로 직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천씨는 검거나 강제 연행된 것이 아니라 자진 출두한 것』이라며 『하오 7시30분께 검찰로 출두하겠다는 연락을 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앞서 검찰은 『천씨가 치안감에 오르는 동안 언론의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진취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사진기자들의 집요한 추적 끝에 결국 출두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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