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전 전 대통령 퇴임대비 시설/“곧 이전할텐데 돈 낭비해야 하나”정부정사는 여러군데에 나뉘어 있다. 환경업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6공 후반기부터 위상이 높아지고 황산성장관 취임후 더욱 유명해진 환경처는 잠실에 있다.
그러나 아직도 환경처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많으며 환경처장관실에 방탄시설이 돼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환경처 장관실은 두께 16㎜의 강철판 두겹이 천장과 벽면에 깔리고 유리창도 외부의 총탄공격을 피할 수 있는 시설로 돼있다.
87년 5월 현대사회연구소로부터 86억9천만원에 이 건물을 사들인 환경처는 현대사회연구소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퇴임후 집무실로 활용하려고 84년에 방탄시설을 해놓은 곳을 별 생각없이 장관실로 사용해왔다.
그랬던 환경처가 문민정부 출범이후 기관장 집무실을 줄이기로 한 정부방침 때문에 고민에 봉착됐다. 총무처가 관리하는 정부1,2 종합청사의 각 부처장관실은 물론 교통부 등 개별건물을 사용중인 부처도 모두 50평이하로 줄였는데 환경처 장관실은 예산 등을 이유로 68평의 집무실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환경처는 건물 매수후 방탄실을 알았으나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고 전직 대통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방탄사무실의 존재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현재 황산성장관이 사용중인 집무실은 총무처의 장관집무실 기준면적 20평보다 37.5%보다 많은 27.5평이며 부속실까지 합친 전체 장관실은 최대 기준면적인 50평보다 36%나 넓은 68평이다. 이런 규모의 장관실을 기준면적으로 줄이려면 1억7천5백여만원이 든다. 그런데 환경처는 올해 연말께 정부청사 재배치계획에 따라 과천으로 이사갈 예정이다.
예산도 없지만 곧 이사갈 집을 거액을 들여가며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 이의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처의 한 관계자는 『군사정부 시대에 지어진 특수건물이므로 현재의 환경처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방탄집무실은 앞으로도 권위주의시대의 한 상징으로 그냥 남아 새로운 주인을 곤혹스럽게할 것 같다.<조희제기자>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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