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핵연구에 참여했던 한 기술자가 자신의 작업이 핵무기로 연결되는 경우 무고한 인명이 허다하게 희생될 위험성을 절감하고 영국으로 탈출하여 자기 경험을 폭로하는 내용의 영화가 있었다. 제목은 「비밀무기」였던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핵에 관한 연구개발에 임하는 과학자나 그 관리책임을 안고 있는 정치지도자들은 끊임없는 갈등에 시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인공 모디가 런던에서 자기 경험을 말할 때 내용확인을 위해서 나온 전문가가 시험같은 질문을 한다. 「플루토늄 산화물에 관해 얘기해봅시다. 어떤 색깔이었죠?」 「일종의 초록색이었습니다」 「그건 흰색 분말인데요」 「네,그렇지만 수산염 등 화학물은 혼합 가열하면 색이 변합니다」극중에서 주인공의 말은 사실로 인정받는다. ◆연구시설에서 어떤 관의 길이가 몇m이고 특정물질 전기분해때 어떤 성분이 몇% 증가하는지 등 몇가지 현상만 가지고도 그 과정에서 핵개발이 어느 수준에 달해 있는지를 전문가들은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북측의 핵개발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은 상당히 깊게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뿐 아니라 미국의 인공위성은 지상건물의 위장여부도 가려낼 만큼 정교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다만 인공위성이 촬영할 수도 없고 알아낼 수도 없는 것은 인간의 「의지」다. 이것이 위성정찰의 한계다. 북한의 핵개발 상황은 이미 알려질만큼 알려졌다. 남은 문제는 개발 당사자의 계산이나 의도가 무엇이냐 일뿐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한 결의안 초안을 토론하는 중이라니까 이번 주말까지는 아마도 결의안이 채택될 모양이다. 결의안 채택은 국제사회의 의지를 북한에 딱 부러지게 알려주는 것이다. 북한을 홀로 감싸던 중국도 굳이 반대하진 않으리라고 전해진다. 이번엔 북한이 국제사회의 단단한 의지를 읽고 현명하게 반응할 차례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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