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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부패」 성토장(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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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부패」 성토장(초점)

입력
199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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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비리서 「빠찡꼬」까지/야 “배후색출” 고수위 공세8일 상오 국회의사당 중앙의 로텐다홀에는 6공 장관출신의 한 여당 의원이 서성거리고 있다.

그는 사회문화 대정부 질문이 한창 계속되고 있는 홀옆의 본회의 의장을 가리키며 『편법의 시대 30년에 대한 자괴구만…』이라고 독백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부조리가 관행이 되다시피 했으니…. 누가 누구를 탓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탄식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대정부 질문에는 사회 전분야의 부패가 총망라해 거론되었다. 자성이 뒤따랐고 개혁에 대한 기대와 다짐이 속출했다.

이런 흐름은 이번 임시국회내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사회문화 질문에서는 파격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무기력해 보이던 야당 의원들이 「성역없는 사정」을 외치며 과거비리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의혹을 겨냥하기 시작한 것이다. 5일간의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에 와서야 본격적인 공방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첫 질문자인 김종하의원(민자)은 『지금 개혁물결은 부패사슬을 끊는 뼈와 살을 깎는 고통에서 시작되고 있다』면서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제도의 정비,국민운동 전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공직사회에는 보신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면서 기강해이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이협의원(민주)은 『김영삼대통령이 사정기관에 대한 사정을 강조한바 있다』면서 『유신,5·6공 시절 권력의 시녀노릇을 한 검찰은 자체 정화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빠찡꼬 수사가 7일부터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김 대통령 아들 현철씨가 연루돼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수위를 높였다. 이 의원은 『검찰·경찰 내부에까지 빠찡꼬 대부 정덕진의 비호세력이 있다는데 철저히 색출할 의지가 있느냐』고 추궁했다.

박계동의원(민주)도 빠찡꼬 비공개 수사,현철씨 관련설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박 의원은 또 빠찡꼬사건은 범죄집단이 청와대·안기부·검찰·경찰·의원 등 권력기관의 비호를 받은 한국 마피아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검찰 간부 S,C씨의 실명을 들면서 관련설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 87년 대선때 노태우대통령의 선거조직에도 빠찡꼬 자금이 들어갔다며 이의 해명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지난 14대 총선때 선거자금이 민자당 각 지구당에 10억원씩 배정돼 2천억원 이상 쓰였고 14대 대선에는 5천억원이상 소요됐다고 한다』면서 선거자금의 재실사를 요구했다.

김기도의원(민자)은 『지난 63년 3개뿐이던 빠찡꼬업소가 최근 3백20개로 늘어났다』면서 『문제 많은 빠찡꼬영업에 대한 개선책은 없느냐』고 따졌다.

박주천의원(민자)은 『비리단죄가 소극적 개혁이라면 경제성장과 국민복지는 적극적 개혁』이라며 적극적 개혁으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황인성총리는 답변에서 『공직기강 확립은 윗물맑기운동에 이은 사정활동,제도개선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고 『사정활동은 성역없이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희 법무부장관은 『검찰 정화충고를 깊이 새기겠다』면서 『현재 각급 검찰에서 자체 감찰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앙의 감찰팀도 파견될 계획』이라고 새 검찰상 확립을 다짐했다. 김 법무장관은 동화은행 수사에 언급,『일부 의원에 동화은행 비자금이 전달됐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빠찡꼬사건과 관련,『비공개 수사이유는 애매하게 명예가 실추되는 인사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외압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철씨의 관련설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없는 뜬소문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총체적 부정을 시정하기 위한 때늦은 노력의 현장이 바로 국회 본회의장이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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