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철교의 안전에 이상이 있다고 한다. 철교의 교각이 침하될 우려가 높고 다리의 철제구조물들도 부식되어 균열이 심하다는 것이다. 또 열차속도의 상승으로 교량받침대의 파손이 심하며 열차통행의 진동으로 인해 전선지지대까지 크게 이완돼 있다는 것이다.78명의 사망자를 낸 구포역 부근 철도침하 붕괴사고를 계기로 교통부가 전문가 등 1백13명으로 특별안전진단반을 편성,전국 주요 철도·공항·항만·지하철·도로 등의 안전여부를 진단한 결과 한강 철도교량이 안전에 이상이 밝혀냈다는 것이다.
한강의 3개 철도교량은 경부·호남선 등 이 나라 철도 대동맥을 수도 서울에 잇는 최대 철도교량들이다. 하루에도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2백38회나 오고 간다. 경인·경수 등 수도권 전철도 하루 5백31회나 통행한다.
그 한강철교의 안전에 이상이 있다면 이게 어디 보통 일이랄 수 있겠는가.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관계부처인 교통부·철도청·건설부·서울시 등은 권위있는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다시 안전진단반을 구성,철교 교각의 수중 정밀검사를 비롯해 철교의 안전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작업을 지체없이 착수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철도청은 교통부의 이번 진단결과에 대해 지난해 한강교각에 대한 수중촬영 조사결과를 들어 그렇지 않다는 이의를 제기했다고 들린다. 서울시도 80년대 중반 한강 종합개발때 철교의 교각 보강공사를 했기 때문에 그럴리 없다는 입장인듯 하다.
물론 교통부의 이번 진단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사상 최대의 철도사고 직후에 실시한 안전진단이어서 지레 겁을 먹은 결과일 수 있다. 「솥뚜껑보고 놀란 격」의 침소봉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진단에서 나타난 한강다리의 안전상의 이상을 그냥 넘겨 버려서는 절대 안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만에 하나 이번 진단결과가 실상에 근접한 것이어서 철교위를 달리던 열차나 전철이 사고를 빚게 된다면,그 참상을 상상한다는 것 부터가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한강철교들의 완공·개통된지도 최고 93년,최소 43년이나 됐다. 그만한 세월이 흘렀으면 때때로 보강공사를 했다손 치더라도 근본적인 안전도를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일단 제기된 안전상의 이상에 대해서는 더 정확한 종합안전조사를 통해 분명하게 이상유무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관계부처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열차나 지하철을 타고 철교를 통행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불안하고 떨떠름한 기분을 깨끗이 씻어줄 방안이 달리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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