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이미 완료… 교과서 손질아랍세계의 공존과 평화를 보장하게 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출범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이 현재 워싱턴에서 계속되고 있는 제9차 중동회담에서 팔레스타인 자치협상에 관한 원칙적 합의에 접근하고 팔레스타인측도 내부적으로 수권준비를 본격화하면서 1백70만 팔레스타인인의 실질적 독립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요구는 자치정부가 아닌 독립국가의 지위이다. 그러나 5년의 자치기간뒤에 팔레스타인 영토의 영구적 이양,즉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용인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결코 아쉬울게 없다는게 팔레스타인측의 계산이다.
이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은 「팔」자치의 전제조건인 토지 및 수로문제와 팔레스타인인의 인권문제 등 3개 세부사안을 협상할 대표단을 선임하는 등 구체적 작업에 착수했다.
67년 6일전쟁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 자치령을 마련할 팔레스타인측의 실제적인 내부준비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우선 해외 및 점령지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중 학계 및 산업·재계 인사 등 4백명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과도자치정부」는 이미 17개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출범시켜 「건국준비」에 한창이다.
이들 위원회는 자치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정식 행정기구로서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차기 자치정부의 내각도 이미 내정돼 있다. 명목상의 대통령으로는 동예루살렘의 지도자 파이잘 후세이니가,총리로는 철학교수 출신 사리 누세이베흐가 내정돼 있고 농업장관에는 이사밀 다이크,교육부장관에는 나임 하루 호모스 등이 선임돼 있다.
91년 10월 마드리드회담 재개에 때맞춰 본격 활동을 시작한 이들 각 전문위원회가 이미 이룩한 성과는 적지 않다. 특히 건설위원회의 경우 「팔」자치구역 1천2백가구의 서민아파트 건설을 위해 유럽공동체(EC)로부터 3천6백만달러의 차관을 약속받은 상태이다. 교육위원회도 청소년 학생을 위한 교과서내용을 마무리하고 학제를 개편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제위원회는 요르단과 이스라엘 등 주변국가와의 보완경제구조를 연구하고 대외 차관도입을 위해 실무진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완전한 자치정부의 실현에는 아직 난제도 많다. 우선 상시 음용수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식수원과 발전능력,그리고 치안을 책임질 병력확보가 전제돼야 하지만 이는 매우 미묘한 사안이다.
이스라엘은 전력의 공급권을 손에 쥐고 팔레스타인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모세 샤할 이스라엘 경찰장관이 3일 팔레스타인 경찰군의 창설을 제의했지만 이는 기초적인 치안유지도 이스라엘이 관할하겠다는 속셈에서 나온 제안이다.
때문에 정치적 차원에서 만약 팔레스타인측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독립국가 지위를 확약받더라도 수자원 및 사회기반시설이 결핍된 빈약한 경제상황 등 현실적인 제약때문에 당분간은 이스라엘과의 공존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차후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위한 세부협의도 안보위협을 최소화하겠다는 이스라엘 입장과 완전독립을 추구하는 팔레스타인측의 입장이 맞서 한동안 난항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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