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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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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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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71번째 어린이날이다. 이날이 맨처음 제정되고 기념된 것은 1923년. 어린이운동의 선구자였던 소파 방정환선생을 비롯하여 일본 유학생 모임중의 하나였던 「색동회」가 주동이 되어 그해 5월1일에 첫 행사를 치렀다. 취지는 3·1운동을 계기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민족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어린이날 이처럼 항일의 뜻을 가져서인지 일제가 미국과 전쟁에 돌입,우리 민족문화 말살정책이 정점에 오르던 39년이후부터는 폐지되는 불운을 겪다가 광복이 되자 46년 영광스럽게 부활된 것이다. 날짜만 5월5일로 바꿨다. 57년에는 「대한민국 어린이헌장」까지 선포됐다. 유엔의 세계 아동인권선언 채택보다 2년이나 앞선 것이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으로 시작되는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9항으로 돼있다. 그중 제4항은 『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의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린이날·어린이헌장 등 겉치레로하면 우리나라가 어린이를 위하는데는 세계에서 1등인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미국에는 어린이날이 없다. 그러나 교육에서 사회적 보호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를 위한 제도와 관행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다. 「어린이의 천국」이라해도 괜찮을 성싶다. 일례로 노란색의 스쿨버스는 「도로의 황제」다. 어린학생들이 타고 내릴 때는 모든 차량이 멈춰 스쿨버스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학생들의 안전을 배려해서다. 아동학대는 중죄다. 부모라도 잘못하면 친권을 상실한다. ◆한국에서 어린이 괴롭히기는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감당하기 어려운 공부의 지옥이 거리낌없이 날아다녀야 하는 상상력을 죽인다. 몸도 해치는 것 같다. 미국의 제도와 관행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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