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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개혁정치」 참여 고민/민중당 그룹 “현실고려 YS 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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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개혁정치」 참여 고민/민중당 그룹 “현실고려 YS 밀자”

입력
199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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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단체로 재결집” 반대주장도재야가 격변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 양심과 저항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재야가 문민정부를 상대로 입지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정확히 말한다면 새정부의 개혁을 보는 재야의 시각이 몇갈래로 나뉘고 이에 따라 재야 인사들의 행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재야라는 명칭 자체부터가 변화의 도마위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이 추세로 개혁이 계속되면 투쟁으로서의 재야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만큼 YS개혁이 예상외의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 골수 재야인사는 『최근 재야에는 놀라움이라는 증후군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놀라움은 바로 참여를 통한 현실개조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절처럼 여권참여가 변질로 규정되지도 않는 분위기다. 물론 『YS개혁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자』는 관망론도 있다. 하지만 새정부의 개혁정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이 관망론보다는 더 많은게 사실이다.

개혁정치 참여에 긍정적인 그룹은 재야 통합체인 전민련,민연추 등에서 진보정당론을 주장하다가 결국 민주당을 창당,지자제 및 14대 총선에 도전한 사람들이다.

이재오 이우재 김문수 정태윤 송경평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 이재오씨가 참여에 가장 적극적이고,나머지 인사들도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10일 대전에서 열린 구 민중당 간부회의에서도 개혁정치 참여가 대세였다 한다. 이날 회의에서 이재오씨가 참여론을 피력하자 대다수 참석자들은 『현실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는 노선』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논리는 재야의 독자정당이나 국민운동은 별다른 영향력이 없다는 체험을 토대로 현실성있는 개혁을 위해 YS정권을 밀어주자는 쪽으로 집약됐다는 것이다.

민중당의 핵심인사인 장기표씨는 구속중인 관계로 명확한 입장표명은 삼가고 있다. 최근 면회를 간 정치인이나 재야인사들에 의하면,장씨는 『현재 흐름이 고무적이지만 계속될지는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다. 그러나 민중당측 인사들은 평소의 적극성으로 보아 장씨는 결국 참여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이 이런 움직임에서 어떻게 화답할지는 명확지 않다. 여권의 개혁그룹들이 재야영입에 적극적이지만,어느 규모로 받아들여야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여권 핵심부에서 『보선 공천 등 인재충원에서 개혁성·참신성이 중시될 것』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 점으로 보아 여권의 재야영입이 예상외로 적극성을 띨 가능성도 높다.

만약 속칭 「골수재야」로 불리는 이들이 개혁정치그룹에 들어가게 된다면,재야는 근본적인 변화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재야는 형체만 남게 될 것』이라는 성급한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이미 한완상 통일부총리,김정남 청와대 교문수석,김 수석 휘하의 신한련 인사들이 여권에 영입됐고,광명 보궐선거에서 재야출신인 손학규후보가 당선됐다.

이들은 그동안 학계나 종교계 등 나름의 전문분야에서 있었기 때문에 범재야로 불리고 있어 여권진입 자체가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그러나 「골수재야」의 핵심들이 여권에 편입된다는 것은 재야의 한 축이 없어짐을 뜻해 그 파장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재야인사중에는 『재야를 국민정치운동 단체로 재결집시키자』는 입장을 고수하는 세력도 있다. 과거 재야의 다수그룹을 형성하던 문익환 김근태 이창복씨의 인맥이다. 특히 김씨는 최근들어 야당의 무기력함을 비판하면서,재야의 재결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초 그가 핵심적 역할을 해냈던 재야결집체 전민련의 창설 때처럼 열기띤 호응은 찾기 힘들다는 후문이다.

전민련에서 정치세력화 그룹이 나와 민연추를 만들고,민연추가 다시 독자정당파(민중당)와 야당 연대파(민련)로 나뉘는 분열속에서 재야는 점차 약해져왔다. 때문에 민중당 그룹의 개혁정치 참여는 사실상 재야의 「활동정치」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연그룹의 이부영 박계동 유인태 원혜영씨 등이 민주당 의원으로 포진해 있고,범재야 인사들이 여권 중심부에 안착한 상황은 현실정치에서의 재야 위상을 한차원 올려주고 있다는 평가를 가늠케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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