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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옐친 시위 러 정국 긴장/노동절 대규모 유혈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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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옐친 시위 러 정국 긴장/노동절 대규모 유혈충돌

입력
199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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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결과 불만 보수파서 주도/9일 또 계획… 반전 노리는듯노동자의 날인 지난 1일 모스크바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남으로써 러시아 정국이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모스크바시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상오 10시부터 약 2∼5만여명의 반옐친 및 친공산주의자들이 옥차브르스카야(10월혁명) 광장에 운집,노동자의 날 행사를 가진후 이중 일부가 크렘린궁 광장으로 행진하는 와중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쇠파이프와 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일부 극렬주의자들은 3중으로 된 경찰 저지선을 돌파했으며 일부는 트럭 등 차량으로 경찰을 밀어붙여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경찰은 이날 약 3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했고 물대포 등으로 맞섰으나 한때 시위대에 밀리는 등 큰 곤욕을 치렀다.

이날 충돌로 부상자는 약 1백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중 1∼2명이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트럭 2대가 불타고 다수의 차량이 파괴되기도 했다.

3명이 사망한 지난 91년 쿠데타이후 최대 유혈사태인 이날 시위는 강경보수파 세력인 「인민구국전선」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구국전선측은 지난달 25일 실시된 국민투표 의결결과에 불만을 품고 조직적인 행동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경보수파는 이번 사태가 전적으로 옐친 대통령의 시위금지 포고령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옐친은 지난달 29일 붉은광장 등 모스크바의 주요 3개 지역에 대한 시위금지령을 선포한바 있다.

옐친 대통령의 대변인 코스티코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혈사태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라며 옐친이 앞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국전선 등 반옐친세력들은 오는 9일 승전기념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또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노동자의 날 행사에 따른 일과성 사건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옐친이 신헌법 초안을 발표하고 연방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제헌의회를 소집한다는 계획을 밝힘으로써 정국주도권이 옐친쪽으로 급선회하자 반전을 노린 보수강경세력이 폭력사태를 촉발해 이에 따른 돌발변수를 이용해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옐친 진영과 의회는 이번 사건으로 최악의 대립국면에서 이를 것으로 보이며 폭력사태가 재발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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