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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청년 헌혈행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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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청년 헌혈행각(사설)

입력
199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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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숨기고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자가 헌혈을 했다. 천만 다행으로 검사과정에서 들통이 났다. 동성연애자인 20대는 자신의 감염 여부를 재확인하기 위해서 였다는 변명이지만 자포자기에 따른 보복의 성격이 짙다. 감염을 숨긴 헌혈자가 이밖에도 2명이 더 있었다니 간담이 서늘하다. 중앙혈액원은 에이즈검사의 의무화로 감염된 피는 철저하게 적발된다고 하나 좀체 안심이 안된다.하늘이 내리는 마지막 징벌이라는 에이즈는 한번 걸리면 끝장이다. 그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절망의 병이기 때문이다. 20대 감염자의 헌혈은 대상을 안가리고 아무나 「너 죽고 나 죽자」는 일종의 보복과 가해심리의 작용임이 분명하다.

세계적으로 에이즈환자는 소리없이 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된 환자가 어느덧 2백여명을 휠씬 넘어섰다. 그럼에도 실태 파악이나 관리가 허술하고 뒤져 있다. 숨어 있는 감염자는 관리되고 있는 환자의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즈 감염의 고속도로는 혈액이다. 그런데 혈액의 수급은 늘 불안정하여 피의부족으로 쩔쩔 매는 상황이다. 에이즈 때문에 마음놓고 수혈하기도 어렵다.

에이즈 감염자의 헌혈이 검사로 차단되었으니 망정이지 자칫 그냥 넘어 갔다면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을 것이다. 이러한 불의의 피해는 회복이 불가능하기에 한층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지금으로선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곤두세워 성생활을 깨끗이 하는 것 밖에 달리 대책이 없다. 깨끗한 피의 확보를 위한 대책도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에이즈의 위협이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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