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5명 구속에 “너무 심하다”국방부와 합참에 근무하는 공군 영관급 장교들이 30일 모임을 갖고 군검찰부의 인사비리사건 수사에 격앙된 심사를 토로하는 등 공군 내부의 움직임이 미묘한 양상을 띠고 있다.
아직은 자연발생적인 불만의 표출에 불과하지만 진행과정에 따라서는 집단동요로까지 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1일 검찰에 구속된 정용후 전 총장 인사비리설이 제기될 때마다 공군 장교들은 『설마 4년전인 89년의 지나간 일을 두고 별일이야 있겠느냐』는 반응들이었다. 역대 총장들중에서 정 전 총장이 가장 깨끗하고 강직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존경해온 공군 장교들에게는 은연중 그의 조치 퇴역의 원인에 관심이 모아져 왔었다.
지난 24일 정 전 총장이 퇴역이후 처음으로 KFP 기종변경에 대한 의혹과 진급 심사시 정치권의 압력을 폭로하자 공군의 대다수 장교들은 항간에서 떠돌던 소문이 확인된 것 정도로 믿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별 알맹이도 없는」 설명회를 통해 그의 얘기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일축하고 오히려 과거지사를 끄집어 내자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더욱이 지난 29일 전투비행단장과 훈련단장을 포함,장군 5명을 정 전 총장 재직시 진급사례비조로 뇌물을 제공했다며 구속시키자 사태는 판이하게 양상을 띠게 됐다.
공군 각 부대내 장교들이 삼삼오오 모여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고 부인들도 서로 모임을 갖고 『이럴 수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구속된 공군 장성 대부분은 엘리트 장교로 박종선준장은 체계분석학 박사며 최양렬준장은 공사 15기 선두주자로 능력과 인품을 인정받던 장군들이었다.
장성 5명 구속이후 공군 장교들은 예비역을 포함한 동기생 모임을 잇달아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하오 8시께는 10여명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정 전 총장집을 방문,가족들을 위로하고 『이번 사태로 영공방어에 허점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공군의 명예를 회복,장교들의 동요를 조기에 가라앉혀 군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30일의 모임소식이 공군 각 부대에 퍼지자 대부분은 겉으로 표현은 못했지만 『할말을 한 것』이라는 반응들이라고 한 공군 장교는 전했다.
공군 수뇌부는 1일 이른 아침 참모회의를 갖고 『동요됨이 없이 맡은바 임무에 충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와 공군 수뇌부 기무사 등의 움직임이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공군 장교들은 모임을 스스로 자제하는 등 외형적인 돌출행동을 삼가는 분위기다.
군수뇌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공군 장교들은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군 장교들은 현재 군 모두가 함께 시련을 겪고 있는 마당에 혼자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어쨌든 정 전 총장 인사비리사건은 비리 그 자체보다도 수사의 형평성,조기퇴역 배경과 맞물려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허탈과 우울,울분과 괴로움에 휩싸여 일손을 잡지 못하는 공군에 대해 군수뇌부가 어떤 식으로 심기일전의 각오를 심어주게 될지,공군 장교들은 그래도 기대속에 사태진전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공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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