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개별협상 “보조차원”/중국 거부권행사 못할듯중국의 체면을 봐주기 위해 지난 8일 의장성명만 발표하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려온 유엔 안보리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사찰의무를 수행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곧 상정할 예정이다. 제1탄인 성명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는 기색이 없자,보다 강력한 무기인 안보리 결의를 제2탄으로 쏘아올릴 태세이다.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안보리는 5월초에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으로 중국을 제외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구체적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한국 대표부측도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대한 한 미 일간의 합의가 이뤄어졌음을 시인하고 있다.
지난 22일을 전후해서 미북한 직접협상에 의한 해결로 문제가 풀릴듯한 분위기가 국내 언론보도에 의해 주도됐으나 결국 북한 핵문제는 형식상 처리무대가 안보리임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즉 북한 핵문제는 특정국가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점에서 안보리가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미북한 협상은 안보리차원의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보조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서방국가들의 견해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유엔소식통들은 미국이 안보리결의를 먼저 채택한 뒤에 북한과 고위급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수순은 한 미 일간의 협의에서 합의된 전략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체제 차원에서 이 문제를 보고있는 미국은 미북한 직접협상으로 문제해결에 돌입할 경우 북한의 작전에 말려들고 또 핵확산금지조약 체제의 기강을 확립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서방국들이 염두에 두는 결의안 내용은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번복 및 핵사찰 수용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결의안은 비록 제재까지는 안가더라도 안보리의 후속조치 의지가 강력히 내포된 것이기 때문에 비중은 의장성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뿐 아니라 바로 안보리 제재조치의 전단계가 된다.
그러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까.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한 미 일 등 서방국들의 공통된 견해가 중국에 전달됐으며 중국도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핵문제가 안보리로 넘어온 이래 서방국들은 결의안 대신 성명만을 채택하는 등 중국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중국의 체면을 충분히 살려줬다는 것이다.
또 중국측은 미국에 대해 중국의 개입없이 미북한 대화를 트도록 요청했으며 미국은 고위급회담 개최 의사표시를 했다. 중국은 여전히 안보리 논의보다는 대화를 주장하는 경향이 여전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의안 표결이 강행될 경우 중국이 결코 거부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는 진단이 서방국가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 물론 중국은 미국에 대해 협상을 먼저해야지 결의안을 먼저 채택하고 대화하면 일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리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옹호하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는 것이 유엔 한국대표부 사람들의 지적이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